[사설]시내전화도 경쟁시대 돌입

  • 입력 1997년 6월 14일 19시 58분


정부가 5개 분야 기간통신사업자를 선정함으로써 국내 통신시장은 본격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한국통신에 이어 제2시내전화사업자가 99년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것을 비롯, 제3시외전화 무선호출 등 통신사업 구조개편이 마무리된 것이다. 국내시장 정비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협상에 따라 내년부터 통신시장이 개방되는 만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시급해졌다. 1백년 넘게 유지해 온 시내전화의 독점체제가 깨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시내전화도 서비스가 좋고 요금이 싼 회사를 골라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권리의 대폭 향상이 기대된다. 통신서비스업체는 이제 철저한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특히 다양하고 질좋은 서비스와 노하우를 갖춘 외국업체와 경쟁하려면 기술개발과 선진경영기법을 익히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복수경쟁체제에 들어간 국제 및 시외전화에서는 경쟁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당경쟁을 않는다는 명분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담합으로 요금을 책정, 경쟁체제가 가격인하로 직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방식은 시장개방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독점이 무너진 이상 소비자들이 이를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당국은 경쟁체제의 취지를 살리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재계는 통신서비스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유망사업으로 보고 사업권 획득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통신서비스업에는 엄청난 투자비가 들기 때문에 재원 마련이 가장 큰 숙제다. 대부분 규모가 작고 경험이 없는 업체들이어서 조기에 경쟁기반을 갖추려면 어려움이 많을 것이나 정부와 업계가 통신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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