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첫날밤 타이베이로부터 반가운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한국 아마야구대표팀이 제1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승리, 24년만에 우승컵을 단독으로 거머쥐었다는 내용이다.
이날의 쾌거를 야구인들은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대표팀이 당초 사상 최약체로 평가됐기 때문이었다. 야구인들은 뜻밖의 우승에 「스타가 없는 위기를 모두가 똘똘 뭉쳐 찬스로 전환시킨 결과」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다. 위기는 위기 그대로 보면 빠져나오기 힘든 긴 터널이지만 맞부딪쳐 헤쳐나오다 보면 오히려 커다란 기회로 다가온다. 「위기는 곧 찬스」라는 말은 그래서 생겨난 말인지도 모른다.
프로야구 현대가 최근 5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비록 팀순위는 하위권이지만 현대 5연승은 의미가 다르다. 바닥난 투수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타선의 핵인 박재홍이 10여일 째 타석을 비우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단 전체가 손을 맞잡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시즌개막 전 그저 그런 팀으로 평가절하됐던 삼성. 그러나 무명선수와 햇병아리들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오기를 투혼으로 불태워 지금 「도깨비 방망이」로 불릴 정도로 타력을 뽐내고 있다.
반면 당초 강팀으로 분류됐던 한화와 롯데는 아직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물론 전력상 마이너스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다. 「자신감 부족」 「팀플레이 부재」 등이 그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한화와 롯데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
하일성〈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