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獨 랑거, 롱퍼터 사용금지에 『촉각』

  • 입력 1997년 5월 22일 21시 21분


지난해 유러피안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 3승을 거두며 부진의 늪에서 탈출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에게 비상이 걸렸다. 영국의 왕실골프협회(R&A)가 「브룸핸들 퍼터」(일명 롱퍼터)의 사용금지를 곧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 브룸핸들 퍼터는 샤프트 길이가 보통 48인치가 넘는 롱퍼터로 이론상으론 퍼팅의 기본원리인 「시계추운동」에 가장 가깝게 스트로크할 수 있고 과도한 손목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오래전부터 롱퍼터의 사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R&A가 조만간 단안을 내리기로 한 것은 바로 랑거때문. 그는 이달초 이탈리아오픈과 벤슨&헤지 인터내셔널오픈에서 롱퍼터를 사용, 연속 우승한 주인공. 그러나 랑거는 공식경기에서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 없고 R&A 역시 롱퍼터를 못쓰게할 특별한 이유나 명분이 없어 말썽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랑거는 『롱퍼터가 만능이라면 왜 대부분의 프로골퍼들이 이를 사용하지 않겠는가』라며 R&A의 움직임에 발끈. 한편 「롱퍼터의 달인」으로 알려진 샘 토란스(스코틀랜드)도 『단지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금지조치를 내리려는 R&A의 권위적인 태도는 골프발전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며 성토했다. 두 어깨와 척추 통증으로 고생하던 랑거가 기존 퍼터(보통 37인치)를 롱퍼터로 바꾼 것은 지난해 10월 랑콤트로피대회때 부터. 상체를 굽히지 않으면 통증이 덜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행히 랑거의 결단은 적중, 그는 올시즌 롱퍼터로 승승장구하며 유러피안투어 상금랭킹 1위와 오는 9월 열리는 라이더컵대회 유럽팀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만일 유러피안투어는 물론 미국PGA투어에도 롱퍼터 사용금지가 확산된다면 롱퍼터에 적응하는데 반년 넘는 세월을 허비한 랑거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 지난 85년과 93년 마스터스챔피언으로 통산 49승을 거둔 랑거는 올시즌들어 유러피안투어보다 상금규모가 큰 미국투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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