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천 구선인학원학생들 정문∼교실까지 택시등교

  • 입력 1997년 5월 10일 09시 49분


『학생이 웬 택시냐고요. 등교길이 너무 힘든걸 어떻게 해요, 다람쥐 택시라도 타야지요』 9일 오전8시 인천 남구 도화동 구(舊) 선인학원 정문 앞. 줄을 서있던 20여대의 택시가 부근 전철 제물포역에서 내려 정문 쪽으로 몰려드는 학생들을 차례로 태우고 부리나케 언덕길을 오른다. 「다람쥐 택시」라고 불리는 이 택시들은 학생 1인당 1천원씩 받고 구 선인학원 정문에서 각 학교까지 학생들을 데려다 준다. 구 선인학원 내에는 11개의 중고교와 인천대 인천전문대 등 13개학교가 들어서 있어 하루 2만여명이 오가는 과밀캠퍼스다. 특히 운봉공고 운산기계공고 인천전자공고 등 3개학교는 꼭대기에 위치해 정문에서 걷자면 15분이상 걸린다. 그나마 학교로 올라가는 길은 40도 이상의 가파른 경사여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착실히 걸어다니지만 등교시간에 늦거나 힘이 들 때면 학생들은 망설이지 않고 다람쥐 택시를 탄다. 택시운전사 박모씨(39)는 『등교때 한시간 정도 뛰면 4만∼5만원은 벌 수 있어 짭짤한 편이다』고 말했다. 인화여고 학생주임 金祐淵(김우연·42)교사는 『교내에서 영업하는 택시들에게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며 『등산하듯 언덕길을 오르는 학생들을 보면 안됐지만 학교구내에 택시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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