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70년경 로마황제 베스파시아누스는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때 왕은 사해에 대해 처음 들었다. 무엇이든 빠뜨려도 가라앉지 않는다는 신비의 호수로.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유태인 몇명을 쇠사슬로 함께 묶어 빠뜨렸다. 몇번씩이나 던져도 그들은 떠올랐고 놀란 황제는 유태인 죄수들을 모두 사면했다고 한다. 전설처럼 전해오는 이야기다.
그 사해에 도착해 똑같은 실험을 해 보았다. 무릎 깊이의 수심에서 누워 보았다. 신체 어느 한부위도 바닥에 닿지 않았다. 이번에는 양손에 신문을 들었다. 그래도 빠지지 않았다. 물맛을 보았다. 쓴맛 때문에 짠맛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소금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물이 아니었다. 소금물 용액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마치 기름처럼 점성이 느껴질 정도였다. 신문지를 담갔더니 기름처럼 배어들었다. 바닥은 바위처럼 엉겨 붙은 날카로운 소금 결정 때문에 맨발로 걷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석회암 동굴의 석주처럼 자란 소금결정 기둥들도 있었다.
사해에서 수영은 절대금물. 바다 보다 10배나 강한 소금, 마그네슘 브롬 등 광물질 함량이 높아 연약한 눈에 들어갈 경우 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력실험도 한번에 15분 이상은 곤란하다. 삼투압작용으로 인해 피부속의 수분이나 영양분이 모두 소금물에 빨려 나가 순간적으로 산성과 알칼리성이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금물 밖으로 나오면 민물샤워로 소금기를 모두 닦아 내야 한다.
사해는 이스라엘에서 예루살렘만큼이나 인기있는 관광지. 전세계에서 이 거짓말 같은 사실을 체험해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때문에 최근 이곳은 현대식호텔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관광지구로 변하고 있다. 사해 호텔의 특징은 사해의 물과 진흙을 이용한 건강클리닉을 운영한다는 점. 며칠씩 푹 쉬면서 시설 좋은 클리닉센터에서 머드래핑(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비닐로 싼 뒤 땀을 내는 것)과 마사지 등의 요법으로 치료를 받는 여행상품이 대종이다.
〈사해〓조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