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윤병철/민통선 비무장지대 개발 철회해야

  • 입력 1997년 5월 3일 09시 20분


강원 고성의 전방에서 91∼93년 군복무를 했다. 당시 휴전선 안쪽의 비무장지대를 바라보며 이곳이야말로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는 영원한 자연의 보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도 잠시,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민통선 지역의 부동산 값이 들먹거리더니 급기야는 민통선 개발이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달랠 길이 없다. 그런데 이제는 환경을 보호하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서 민통선도 아닌 비무장지대를 개발한다고 하니 답답함을 넘어 비통함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언제나 개발의 논리가 보전의 논리를 제압하는 정책을 펴오고 있다. 비무장지대는 보호하고 보전해야 할 훌륭한 우리들의 생명띠다. 이곳은 또한 분단이라는 역사가 안겨준 우리 민족 최대의 선물이다. 이런 생명의 허리띠에 어떠한 논리로도 인간의 손이 닿아서는 안된다. 비무장지대는 그냥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면 되는 것이지 그 곳에 어떤 인공물을 설치, 그 속에서 이득을 취하거나 희열을 추구하려 해서는 안된다. 한반도의 유일한 생명띠인 비무장지대는 영원히 보전되어야 한다. 비무장지대 보전운동연합회라도 결성하여 우리의 생명띠를 보전했으면 한다. 정부의 비무장지대 개발이라는 탁상공론식 발상은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윤병철(인천 남구 도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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