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코미디 전망대

  • 입력 1997년 4월 29일 09시 43분


「코미디 전망대」는 코미디답지 않은, 그래서 절대로 웃길 수 없는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첫째, 등장인물이 모두 서있거나 앉아 있다. 웃음의 많은 원천이 상황과 ▼코미디 전망대 표정연기, 액션이라고 할 때 이 프로는 의도적으로 코미디의 기본을 무시했다. 그렇다고 토크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인간적 향기와 사랑을 냄새에 비유해 『내가 냄새나야 남도 냄새나고 모두 냄새나야 우리민족 냄새난다』정도의 말솜씨로는 시청자를 웃길 수 없다(「김미화교수의 행복하소서」코너). 둘째, 전문가도 어려운 코미디에 비전문가를 등장시킨다. 미스코리아 출신이 사회를 보는가 하면 「당무회의」코너에는 진짜 국회의원과 월남 인사까지 등장한다. 예전에는 변호사도 출연했다. 『누가 코미디에 나온다더라』하는 1회성 화제로는 코미디를 끌어가지 못한다. 더구나 이들은 왜 나오고 나와서 뭘 해야하는지 개념조차 없는 듯하다. 셋째, 풍자능력도 없으면서 사회 현실을 너무 끌어들인다. 29일 소재도 「남편 기 살리기」 「사교육비」 등 모든 코너가 현실과 관련된 것이다. 그리곤 겨우 사교육비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는 등 다 아는 얘기만 늘어놓는다. 넷째, 가장 중요한, 기발한 상상이 없다. 사회풍자를 제대로 못하면 아예 인생의 징크스를 다루던지, 무인도와 같은 엉뚱한 상황은 안될 것인가. TV 특히 코미디의 임무중 하나는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기분전환을 하게 해주는 것이니까. 현실에는 실소가 나오고 코미디를 보면 우울해지는 우리 모두가 딱하다. 〈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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