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밝혀진 새사실]

  • 입력 1997년 4월 10일 19시 55분


국회 한보청문회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그런대로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 겨우 체면유지를 했다. 우선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洪仁吉(홍인길)의원이 가보라고 해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을 두서너번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전수석은 한보부도 이후 『지난해 12월 정총회장을 한번 만난 사실이 있다』며 『정총회장이 올해 초 청와대에 찾아와 나를 만났다고 주장한 것은 부도가 난데 대한 보복성 음해』라고 주장해왔다. 정씨는 또 『1월 중순경 林昌烈(임창렬)당시 재정경제원차관이 전화로 「부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 왔다』고 증언, 정부의 부도개입설을 뒷받침했다.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은 『지난 95년 유원건설을 한보그룹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최종결정이 나기 사전 사후에 두 차례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청와대 고위층의 개입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특히 『한보의 유원건설인수가 최종결정되기 직전에 청와대 尹鎭植(윤진식)비서관에게 朴錫台(박석태)상무를 보내 보고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한 대목은 의혹을 더욱 부풀렸다. 한보철강이 북한의 황해제철소 경영참여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보측이 중국현지에서 북한측과 접촉이 있었다는 것도 새로 밝혀진 사실. 金鍾國(김종국)한보그룹 전재정본부장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개설, 선철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중국 흑룡강성에 있는 북한 민족경제개발공사와 삼각무역을 추진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대검찰청에 대한 기관보고에서 「정태수리스트」의 존재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으며 정태수 김종국씨는 청문회에서 여야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간접시인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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