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미켈슨 우승비결은 『비단결 퍼팅』

  • 입력 1997년 3월 25일 19시 59분


[안영식 기자] 지난 24일 베이힐초청대회에서 우승한 「왼손잡이 천재골퍼」 필 미켈슨(26·미국)은 미국PGA투어에서 가장 「부드러운」남자로 불린다. 하지만 여기서 부드럽다는 것은 그의 성격이 아닌 퍼팅스트로크를 표현한 것. 미켈슨의 퍼팅모습에선 결코 볼을 때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롱퍼팅때도 그의 퍼터를 떠난 볼은 마치 물흐르듯 그린 위를 미끄러져 간다. 이 「비단결 퍼팅」의 비결은 무엇일까. 미켈슨은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최근호 특별기고를 통해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이 임팩트 직후부터 그린에 착 달라붙어 굴러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지만 특수장치로 촬영해 보면 주말골퍼들의 롱퍼팅볼은 대부분 임팩트 직후 그린 위를 「날아가」 거리조절은 물론이고 방향도 엉망이 된다는 것. 미켈슨은 그 방지책으로 볼의 중간 바로 윗 부분을 손목이 아닌 어깨와 팔로써 스트로크할 것을 강조했다. 또 임팩트때 퍼터헤드가 리드하는 팔보다 앞으로 나갈 경우 퍼터페이스의 로프트가 증가, 볼이 뜰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켈슨의 또 한가지 퍼팅비밀은 자신의 취향대로 개조한 L자형 퍼터. 지난 94년 구입한 「윌슨 8802」 퍼터를 전속계약사인 「요넥스」에서 헤드재질을 탄소강으로 바꾸고 겉은 크롬도금한 뒤 샤프트도 1인치 줄인 34인치로 만들었다. 또 헤드페이스 로프트는 3도로 고치고 헤드 뒷면 중앙에는 납테이프를 붙여 스위트스포트를 명확하게 했다. 지난해 미국PGA투어 최다승(4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2위(1백69만7천달러)에 올랐던 미켈슨. 그가 내달 11일 개막하는 마스터스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GC의 「유리판 그린」을 정복할 수 있는 정교한 퍼팅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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