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국내철인경기 60代 최강자 황일주씨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신복예 기자]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한꺼번에 겨루는 철인경기의 국내 60대 최강자 황일주씨(68). 그에게 인생은 말 그대로 60부터였다. 5년전 두번의 탈장수술과 복막염수술을 받고 약해질대로 약해진 몸을 추스르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삶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 되었다. 철인경기와 산악마라톤대회가 열릴 때마다 그는 주최측으로부터 참가 권유를 받는다. 실제로 그가 참가하는 경기만도 1년에 25회 안팎에 이른다. 『수술받을 당시만 해도 키 1m64에 몸무게 68㎏으로 걷기조차 힘들었지요. 자식들 권유로 처음에는 사이클을 시작했는데 체중이 10㎏이나 줄었습니다. 달리다 보니 그뿐 아니라 몸이 고루 튼튼해져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같은 병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어요. 이젠 보약이 필요없습니다』 황씨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40여년간 지켜온 옷가게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재미삼아 처음 참가한 경기는 93년 대전엑스포 기념 마라톤대회. 당시만 해도 20㎞ 완주가 64세의 그에게는 무리였다. 그러나 사이클 달리기 수영으로 하루 3∼4시간씩 몸을 단련한 덕분에 95년부터 그의 이름 뒤에는 「60대 우승자」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95년 수영 1천5백m, 사이클 40㎞, 마라톤 10㎞로 이어지는 제주도 국제 철인경기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60대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대천 철인경기, 동아국제마라톤대회, 산악마라톤대회 등에서 한번도 60대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그가 목에 건 메달이 벌써 1백개를 넘었다. 96년말 한국기네스협회 주최로 열린 「63빌딩 오르기 경기」에서는 최고령자로 참가해 오르기에 성공한 2백명중 70등을 차지했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집니다. 젊은 사람들이 「선배 선배」하고 불러주니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같아 기분이 좋고 무엇보다 건강하니 자식들이 절로 효자가 됩디다』 그는 그러나 『운동의 제1단계는 무리하지 않고 걷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걷다가 빨리 걷다가 달리는 것이 노인병 치료의 지름길이지요. 60대에 아침운동은 좋지않습니다. 공복에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테니스 축구 등 지나친 아침운동은 쉽게 피로를 가져오고 밥맛도 잃게 하지요』 그는 이달말 대천에서 열릴 철인2종 대회와 3월초 독립기념관에서 시작되는 3.1절 기념 철인경기를 준비하느라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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