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키 1m35 대구대교수 손홍일씨

입력 1997-01-17 20:19수정 2009-09-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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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鍾求기자」 대구대 영문학과 손홍일교수(42)를 만나면 두번 놀란다. 우선 작은 키에 멈칫한다. 1m35. 정상인의 가슴에도 못미치는 키. 그러나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구김살없이 밝고 명랑하다는데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주위의 이상한 시선, 사회의 편견, 힘들었던 결혼과정, 일상생활의 불편함. 지나온 삶의 이같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과 말씨 어디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없다. 『강의실 교탁이 높아 목만 겨우 나오면 제가 생각해도 우습죠. 칠판도 조금밖에 사용할 수가 없고. 차를 몰 때는 안전벨트를 맬 수가 없어요. 목이 걸려 오히려 「위험벨트」가 되기 때문이죠』 학생들은 그를 참 좋아한다. 연구실은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의 쉼터다. 남다르게 살아 온 그의 삶이 오히려 그런 학생들의 발길을 당기기 때문이다. 그의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뚜렷한 원인도 알 수 없었다. 『어릴 때 심한 천식을 앓아 독한 약을 많이 먹었는데 그 때문에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겼나 봐요』 키 때문에 좌절도 많았지만 그럴수록 그는 열심히 공부했다. 의사가 돼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충남대 의대에 응시했다. 그러나 면접에서 탈락했다. 수술을 하고 환자를 돌보는데 부적격이라는 이유였다. 결국 영문학과에 진학해 중학교 교사가 됐지만 철없는 아이들의 짓궂은 시선을 못이기고 82년 미국유학을 떠났다.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3년 귀국, 충남대에서 강사로 있던 중 95년 15대1의 경쟁을 뚫고 대구대 교수로 임용됐다. 『저에게 오늘이 있기까지는 주위분들의 이해와 도움이 컸어요. 이제부터는 받은 만큼 돌려주며 살아야죠』 그래서인지 그는 일복이 많다. 외국인강사 면접에서부터 외국대학과의 자매결연과 학생교류 등 외국관련 일은 늘 그의 몫이다. 자기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을수록 힘이 솟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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