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여자경호대 「블랙로즈」 팀장 정미화씨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尹鍾求 기자」 『고객이 저를 경호원이 아닌 여자로 대할 때 가장 난처해요. 오래 서 있어야 하고 식사를 제때 못하는 것도 고역이죠. 하지만 고생보다는 재미가 더 많아요』 국내유일의 여자경호대 「블랙로즈」의 팀장 정미화씨(24). 94년 미스대전일보와 미스삼성전자로 뽑힌 미인. 1m73의 늘씬한 키에 수줍은 미소가 상대를 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나서면 그의 눈매는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매섭다. 여차하면 몸을 날려 덮칠 태세다. 품속에는 가스총과 전기충격기가 숨을 죽인 채 도사리고 있다.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의 24시간은 늘 긴장의 연속. 서원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 스튜어디스학원을 다니던 그는 지난 5월 충용경호기획의 여자경호대원 모집광고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합기도 3단으로 운동에 소질이 있는데다 평소 TV나 영화를 통해 보디가드를 동경해오던 터였다. 10대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 9명의 대원중 팀장으로 선발됐다. 그의 역할은 대원들의 역할조정과 지휘, 그리고 피경호자의 최근접경호. 『여자가 무슨 경호원이냐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경호업무라고 해서 항상 투박하기만 한 것은 아니죠. 여자들이 남자경호원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아요』 콘서트와 같은 문화행사나 여자들 신변경호의 경우 고객이 주로 여자경호원을 선호한단다. 지난 6월 화제를 모았던 한국누드모델협회 누드쇼와 같은 행사는 블랙로즈가 아니고는 마땅한 경호원을 찾기가 힘든 대표적인 예.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과 김건모 콘서트때 경호를 맡았다는 그는 『잭슨이나 김건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도 업무상 내내 주위만 두리번거려야 했던 게 팬으로서 가장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휴일에는 영화감상과 볼링을 즐기는 신세대 정미화씨. 하지만 그는 틈만 나면 체육관을 찾아 무술단련으로 비지땀을 흘리는 프로이기도 하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다음주부터 한달간 맡기로 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의 경호를 위해 현장답사를 간다며 강남으로 바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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