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화제]탤런트 정동남…멕시코「죽음의절벽」서 다이빙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19분


「尹鍾求기자」 멕시코 남부 태평양연안 아카풀코의 「죽음의 절벽」. 해마다 세계 정상의 다이버들이 몰려 26m 절벽에서 솜씨를 겨루는 곳. 지난 11월중순 열린 96년국제절벽다이빙대회에서는 사상최초로 여성에게도 참가가 허용돼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위험지구. 바로 이곳을 탤런트 정동남(46)이 뛰어내렸다. 아시아인 사상 최초. 더구나 국제대회 규격보다 9m나 더 높은 35m에서 다이빙. 또 내로라 하는 다이버들도 물이 얕아 꺼리는 10월초의 도전. 정씨의 쾌거는 지난 17일 오전 KBS2TV 「도전 지구탐험대」에서 방영되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흥분과 갈채를 불러 일으켰다. 『35m 높이에서 다이빙을 하려면 최소한 수심이 5m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10월에는 수심이 얕아요. 파도가 밀려와야 하는데 그 파도가 머무는 시간이 단 5초에 불과했어요. 그것도 양쪽 절벽사이 한가운데만 5m가 될 뿐이에요. 시간과 공간에서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최소한 사망」이죠』 정씨가 도전하기 며칠전 외국인 다이버가 사망한 사고도 있어 그의 도전은 가히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아마추어. 『공책 크기의 도약대에 서니 진땀이 비오듯하고 온몸이 와들와들 떨려요. 현기증이 나서 두번이나 그냥 내려왔어요』 그는 한마디로 「속아서」 갔단다. 『철저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20m 높이에서 뛰는데 5일만에 끝내고 관광이나 실컷 하자』는 제작진의 꼬임에 넘어갔다는 것. 할까 말까 수백번을 망설인 끝에 마음을 정한 것은 「몸매에 대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현지 프로 다이버들이 그의 뚱뚱한 몸을 보더니 『자살도 연습하고 하느냐』며 비웃었던 것. 사실 그는 다이버로는 꽤 심각한 몸매다. 1m65, 91㎏에 허리둘레 40인치. 모두 30세 미만인 15명의 미끈한 현지인 절벽다이버들과는 비교가 안됐다. 그는 「사고가 나면 본인책임」이라는 각서를 쓰고서야 절벽다이빙 승낙을 겨우 얻었다. 하루에도 1백여회씩 열흘간 10m다이빙 연습을 하니 온몸이 시커멓게 멍이 들며 만신창이가 됐다. 물에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오른쪽 어깨인대가 늘어나 지금도 힘을 못쓴다. 『뛰어내리기 직전 측은한 눈빛으로 「가족에게 전화해 유언을 남기라」던 현지인들이 막상 성공하니까 「그 나이와 몸매로 뛰어내린 사람은 자살자 외에는 없었다」며 영웅대접을 했어요』 죽을 고생을 한 대가는 고작 1백50만원. 이젠 억만금을 준대도 다시는 「그런 짓」 안한단다. 해병대 출신으로 인명구조자격증 보유자인 그는 유도6단에 검도7단 태권도7단 합기도 8단 등 무술이 합계 28단. 날달걀 1백82개 먹어치우기, 콧바람으로 통성냥 불끄기, 2백50㏄ 오토바이를 입에 물고 1백m달리기 등 힘든 역할을 곧 잘 하지만 그는 자신이 탤런트로 기억되기를 더 바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