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이혼 현장르포]이혼부부 20% 1년 안된 신혼

입력 1996-11-22 20:18수정 2009-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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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正珍기자」 친구소개로 만나 지난 5월 결혼한 회사원 김모씨(35)와 박모씨(29·여·전직학원강사)는 결혼 5개월만에 파경 직전에 서있다. 막내라 지금까지 부모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자란 박씨는 『시부모를 잘 모시는 것보다 부부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신세대여성」. 김씨는 「자식으로서의 의무와 책임도 중요하다」며 아내를 설득해왔다. 그러나 박씨는 『아내보다 시부모를 더 위하는 남편과는 살 수 없다』며 지난 10월말 다니던 학원도 그만두고 친정으로 가버렸다. 김모씨(22·여)는 지난 93년 고교 재학중 동네 오빠와 눈이 맞아 2년간 동거하다 지난해말 결혼했으나 1년도 안돼 집을 뛰쳐나왔다. 김씨는 『결혼전에는 그렇게 위해주던 남편이 아침을 해놓지 않았다고 심하게 화를 내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사위가 조금이라도 가정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이를 참지 못하는 신부 부모들의 의식변화도 「조기 이혼」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郭培姬(곽배희·50·여)부소장은 『요즘 친정어머니들이 딸의 손목을 잡고 이혼상담을 하러오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까지 공부시켜 시집보낸 딸이 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하느냐는게 요즘 딸가진 부모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95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재판을 통해 이혼한 사례중 결혼 1년내에 이혼하는 경우가 8.5%를 차지하고 있다. 재판을 거치지 않은 협의이혼까지 감안하면 5건중 1건은 조기 이혼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조기 이혼의 경우 대개 신혼초부터 갈등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혼소송단계에서는 아예 혼인신고도 안한 경우가 많다고 법원관계자들은 전했다. 서울시내 혼수가구점과 중고매매센터 등에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이혼하는 바람에 거의 사용하지 않은 침대 옷장 등 혼수가구를 되팔려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혼수가구점이 밀집해 있는 경기 포천의 K가구점 주인 김모씨(45)는 『이미 판매한 혼수가구를 다시 사달라는 경우가 많아 골치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문제를 주로 다뤄온 金三和(김삼화·34·여)변호사는 『이혼으로 치닫는 신세대 부부들은 부모의 과보호속에 자라온 고학력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대부분 혼수와 집장만 등 경제적 문제를 부모에게 의존할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참고 이겨낼 훈련이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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