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트레이드의 계절…「내년농사」 성패 가른다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9분


「張桓壽기자」 바야흐로 트레이드의 계절이 돌아왔다. 당하는 선수 입장에서야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가게 되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선수층이 엷은 구단 입장에선 제대로 성사만 된다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선수도 그리 기분 나쁠 것은 없다. 전 소속팀에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팀을 옮긴 뒤 빛을 본 경우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첫 트레이드 선수인 서정환은 지난 82년말 삼성에서 해태로 옮긴 뒤에야 주전자리를 꿰찼고 코치까지 되면서 해태가 단골 우승팀이 되는데 일조했다. 또 현대 김재박감독(LG→태평양)을 비롯, 한대화(OB→해태→LG) 김광림(OB→쌍방울) 김상호(MBC→OB) 박준태(태평양→LG) 김인호(롯데→태평양) 등은 대표적인 성공사례. 올해도 벌써 트레이드는 시작돼 지난 7일 LG 거포 조현과 최훈재, 해태 투수 송유석 최향남과 외야수 동봉철이 맞교환됐다. 앞으로 있을 트레이드 태풍의 진원지로는 단연 OB가 꼽힌다. 포수에 있어선 「불황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OB는 올해 2차지명 선수 진갑룡(고려대)과 거포 이도형을 빼곤 김태형 박현영과 지난해 1차지명한 최기문까지 조건만 맞으면 언제라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 90년대 들어 포수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나머지 7개구단에선 고위층까지 총동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OB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포수가 너무 많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오히려 상대방이 로비를 하기는커녕 배짱을 내미는 것 같다』는 게 OB 김인식감독의 고민 아닌 고민이다. LG는 프로 15년간 변함없는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한대화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지만 선뜻 사가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 실정. 나이마저 37세로 「환갑」을 바라보는데다 요즘들어 힘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밖에 삼성은 수위타자 출신의 이정훈과 강기웅을 내놓고 현대 왼손타자 이희성과 신진급 투수와의 2대2 교환을 추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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