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기운·발목 부상 속 피겨 남자 싱글 4위 차지
“순위보다 점수 여전히 아쉬워…이제 받아들였다”
ISU 초청으로 올림픽 갈라 나서…“낫 어 드림 선보일 것”
ⓒ뉴시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4위를 차지한 뒤 “모든 것을 쏟았다”던 차준환(서울시청)의 발목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전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오기 직전 몸살 기운까지 있었던 차준환은 모든 것을 내색하지 않고 혼신의 연기를 펼쳤고,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썼다.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연습 링크에서 가볍게 훈련을 한 후 취재진과 만난 차준환은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목 상태를 낫게 하기 위해 뜨거운 차도 마셨다.
차준환은 “지난 13일 프리스케이팅을 마치자마자 목이 붓기 시작하더라. 지금도 약간 식은 땀이 난다. 그래도 끝나고 이래서 다행”이라며 “다 쏟아냈다고 했는데 그 여파가 있는 것 같다. 밀라노행 비행기를 타는 날에도 몸살 기운이 있어서 비타민을 먹고 잠만 잤다. 좀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후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시 몸살 기운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3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를 묻는 말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알려진 것보다 좋지 않은 발목 상태가 고민하는 이유다.
차준환은 “스케이트화를 바꾼 지 한 달 정도 됐다. 훈련은 할 수 있는데 발목의 다른 부분이 눌리고 아프다”며 “오른쪽 발목 복숭아뼈 부분에 물이 차서 주기적으로 빼면서 탔다. 조직이 물이 찬 상태로 굳어서 복숭아뼈가 4개 있는 것 같이 돼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올림픽까지 버티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한 차준환은 “신경에 문제가 있을 때 만큼의 통증은 아니었고, 훈련도 못할 수준이 아니었다. 처치하면서 훈련에 매진했다. 올림픽 전에 나의 심리 상태를 위해서도 내색하고 싶지 않았고, 이 정도 통증은 조절 가능해서 말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발목 부상을 이겨내고 혼신의 연기를 펼친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92.72점, 프리스케이팅 181.20점을 합해 총점 273.92점을 기록, 4위를 차지했다.
3위 사토 순(일본)에 불과 0.98점 차로 뒤져 아쉽게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그래도 자신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성적(5위)을 갈아치웠다.
차준환은 “정말 간발의 차이다. 메달이 아쉽다기보다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내가 펼친 경기 만큼의 점수를 받지 못한 것 같아 무척 아쉽다”며 “경기를 마친 뒤 스스로 점수를 잘 받겠다고 확신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좋은 점수를 기대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한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아쉬운 점수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차준환은 웃었다. “그 순간에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제 받아들였다”고 했다.
2001년생으로 올해 25세인 차준환이 29세가 되는 2030년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에는 “마지막이라 말한 적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차준환은 “4년 뒤가 멀게 느껴진다. 알프스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계속 작품을 만들고 연기하는 시간을 쌓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마치고도 이번 밀라노에 대해서 바로 떠올리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알프스가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에 나선 차준환은 “세 번의 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피겨라는 종목이 휴식을 가지기 어려운 스포츠”라며 “조금 쉬고 고민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차준환은 21일 오후 8시 열리는 갈라에 ISU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 차준환은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에도 선보였던 송소희의 ‘낫 어 드림(Not a Dream)’에 맞춰 연기를 펼친다.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갈라에 나서는 차준환은 “내가 스케이트를 타게 된 계기를 관통하는 단어가 자유로움이다. ‘낫 어 드림’은 자유로움을 많이 느낀 곡”이라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적인 곡으로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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