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쪄서 2군 갔던 김범석, 1군 오자마자 ‘쾅쾅’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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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상 탓에 10경기 출전 그치고, 올핸 “관리 엉망” 스프링캠프 하차
LG 염경엽 감독 4월 중순 1군 ‘콜’
11경기 타율 0.353-2홈런-12타점
金 “하늘이 준 기회, 성적으로 보답”

프로야구 LG 대표 유망주로 손꼽히는 김범석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12타점을 올리며 자신을 향한 기대치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사진은 28일 잠실 KIA전 5회말 1사 주자 만루 기회에서 싹쓸이 3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는 모습. 뉴스1
프로야구 LG 대표 유망주로 손꼽히는 김범석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12타점을 올리며 자신을 향한 기대치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사진은 28일 잠실 KIA전 5회말 1사 주자 만루 기회에서 싹쓸이 3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는 모습. 뉴스1
“이렇게 시즌 초반부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요할 때 홈런이 하나씩 나오니까 스프링캠프 때 힘들었던 게 조금은 씻겨지는 것 같다.”

‘범바오’ 김범석(20·LG)은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시작 보름 만에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귀국 지시를 받았다. 복근 부상이 결정적인 이유였지만 김범석은 체중 조절 실패로 캠프 시작 때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범바오라는 별명부터 판다 푸바오처럼 몸집이 커 붙은 것이다. 여기에 몸무게가 10kg 정도 더 늘었다. 염 감독은 “어떻게 몸 관리를 그렇게 안 할 수가 있나.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6월까지는 1군에 올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김범석을 질책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범석은 경기 이천시에 있는 퓨처스리그(2군) 캠프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그는 “솔직히 아쉬움이 너무 커서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2군 감독, 코치님들께서 ‘언제든 1군에 올라갈 수 있으니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해보자’고 해주신 덕에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범석이 2군에서 열심히 한다’는 얘기는 염 감독 귀에도 들어갔다. 염 감독은 결국 4월이 절반도 지나기 전에 “열심히 한다고 하니 한번 믿어 보겠다”면서 김범석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김범석은 14일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면서 변화를 증명해 보였다. 일주일 뒤인 21일 문학 연속경기(더블헤더) 1차전 때는 6-8로 뒤진 7회초 2사 상황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쳤고, 2차전 때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안타 경기를 했다.

이후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꿰찬 김범석은 29일까지 1군에서 총 11경기에 나와 타율 0.353, 2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범석은 “올해는 5월도 되기 전에 지난해(10경기)보다 더 많이 출전했다. 그래도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어깨 부상도 나아서 수비(포수) 훈련도 시작했다. 팀이 필요한 자리라면 어디든 가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은퇴)의 경남고 후배인 김범석은 이 학교가 48년 만에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2022년 대회 당시 주전 포수였다. 김범석은 이해 고교야구 25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날렸다. 고교야구에서 나무방망이를 쓰기 시작한 2004년 이후 한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남긴 타자는 아직 김범석밖에 없다. 차명석 LG 단장은 그해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7순위로 김범석을 지명한 뒤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프로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범석은 지난해 어깨 부상 탓에 1군에서 10경기밖에 뛰지 못했는데도 LG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그를 포함시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범석은 “요즘처럼만 하면 신인상도 탈 수 있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계시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아직 11경기밖에 뛰지 않았는데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시즌 끝날 때 성적을 보고 다시 얘기하고 싶다”면서 “첫 번째 목표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앞으로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야구 하고 싶다. 이천에 있던 짐은 (1군에 올라올 때)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뺐다”며 웃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범바오#김범석#체중 조절 실패#성적으로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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