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 선수들 비즈니스석 태워요”…벤투 감독의 통 큰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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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4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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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경기를 앞둔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3/뉴스1 © News1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경기를 앞둔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3/뉴스1 © News1
“난 괜찮으니까 우리 선수들을 비즈니스석에 태워주세요.”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위해 통 큰 양보를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이라크와의 경기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로 출국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밝은 표정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자정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을 치른다.

지난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3승2무(승점 11)로 이란(승점 13)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이번에 상대할 이라크는 4무1패(승점 4)로 6개 팀 중 4위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1차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겨 방심할 수 없다.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경기를 앞둔 김민재가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3/뉴스1 © News1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경기를 앞둔 김민재가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3/뉴스1 © News1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로 향하는 대표팀 선수 24명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도하는 중동이나 유럽 등으로 가는 경유지라 비즈니스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처음 협회에서 항공사에 비즈니스석을 문의했을 때만 해도 10석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동분서주 끝에 협회에서 정말 어렵게 구한 비즈니스석 티켓은 24장이었다.

당초 25명이 카타르로 향할 예정이라 일부 선수는 비즈니스석을 타지 못할 상황이었다. 벤투 감독의 좌석까지 고려했을 때 2명 이상은 이코노미석(일반석)을 타고 가야했다.

인천공항에서 도하까지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장시간의 비행을 고려했을 때 몇몇 선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비즈니스석이 24개 밖에 없는 상황이라 협회도 난감했는데, 벤투 감독이 선뜻 선수들을 위해 자신의 좌석을 양보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난 괜찮다”며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겠다는 뜻을 협회에 전했다.

13일 이동경(울산)이 근육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카타르로 향하는 태극전사는 정확히 24명이 됐고, 선수들 모두가 비즈니스석에 앉아 도하로 갈 수 있었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 선수들이 벤투 감독을 위해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겠다고 했음에도 벤투 감독의 뜻은 분명했다.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로 이라크전을 준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나란히 도하행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앉아 밝은 표정으로 시간을 보냈다.

한편 대표팀은 14일 도하에 도착, 곧바로 첫 훈련에 돌입한다. 사령탑의 배려 속에 비교적 편안한 조건에서 카타르로 향하게 된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도하의 알 살리야에서 첫 공식훈련을 갖는다.

(도하(카타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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