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나이가 들어도 잘하네’ 소리 듣고파”

뉴시스 입력 2021-09-06 15:25수정 2021-09-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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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는 반납했지만 ‘선수’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김연경은 6일 화상 기자회견에 나섰다. 지난달 12일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 선언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이다.

“국가대표 은퇴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될지 항상 고민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마친 뒤 은퇴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는 김연경은 “조금씩 부상도 생겼다. 겨울과 봄에 배구 시즌을 하고, 여름과 가을엔 대표팀 생활을 했다. 쉬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은퇴 결정이) 믿기지 않는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함께 못 간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이상하다. 하지만 배구 선수로서 마냥 어린 건 아니기 때문에 시점을 정했고, 협회에 이야기하게 됐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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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연경은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 번의 올림픽, 네 번의 아시안게임, 세 번의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었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 된 이번 도쿄 대회에서도 ‘배구 여제’의 존재감이 빛났다. 한국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호’ 터키를 넘어 4강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경기력 뿐만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이끌고 격려하는 김연경의 모습이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주장 김연경이 선수들을 독려하며 외친 “해보자, 후회 없이”라는 말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후회하는 경기들이 많다. 올림픽은 4년에 한 번씩 온다. 이번 대회는 5년 만에 왔다. 끝냈을 때 ‘후회 없이 했구나’라는 걸 느낄 만큼 해보고 싶어서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주려고 했다. 이슈가 돼 부끄럽다”며 멋쩍어 했다.

팬들이 남긴 응원 문구 중에서는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는 김연경”을 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웃었다.

‘식빵 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연경은 뜨거운 인기를 등에 업고 ‘식빵 광고’를 찍기도 했다.

“드디어 (식빵 광고를) 했다. 이게 곧 광고가 나온다”며 “내 얼굴이 그려진 빵을 드시고, 스티커도 간직하시길 바란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제 여자배구는 ‘김연경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다.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에 도입되었으면 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중요할 것 같다. 외국인 감독님이 오시면서 변화된 부분이 많다. 체계적인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며 “국가대표 지도자들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더 많은 지도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한다. 꾸준한 도전과 준비를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후계자를 묻는 질문에는 “어렵다. 많은 선수가 있어서 한 선수를 고르기가 애매하다”며 웃었다. “각자 팀을 대표하는 선수,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고 대표팀에도 오가는 선수들이 결국 한국 배구를 이끌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모슨 선수가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모든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국가대표 김연경은 이제 없지만,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계속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11년 만에 V-리그로 복귀,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다음 시즌을 중국 상하이에서 뛴다. ‘내년’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김연경은 “행선지를 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 국내도 생각했었고, 유럽쪽 진출을 다시 할까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중국에서 두 달 정도의 짧은 시즌을 한다고 했다. 대표팀이 힘들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즌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중국리그가 끝난 이후의 상황은 아직 고민 중이다. “이후 겨울 이적 시장이 유럽쪽에 열리면, 갈 수 있는 상황도 있다.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차기 행선지의 힌트가 될 수 있는 ‘꼭 뛰어보고 싶은 리그’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김연경은 “결정한 건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에 리그가 생겼다. 거기서도 이야기가 오긴 한다. 올림픽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조던 라슨이 연락와서 ‘미국에서 뛸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했다. 유럽도 몇 구단 정도 이야기가 있긴 한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간다고 하면 유럽도 괜찮은데 이탈리아 리그를 경험 못해봐서, 경험해보고 싶단 생각은 있긴 하다. 터키도 괜찮긴 하다. 갈지 안 갈지 결정한 건 아니다. 중국 리그가 끝난 후 잘 정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다시 한번 ‘톱클래스’를 확인시킨 김연경은 앞으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김연경은 “지금의 기량,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연경이 아직도 잘하는 구나, 나이가 들었는데도 잘하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먼 훗날 은퇴 후 경로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전에는 지도자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해외에서 했던 시스템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는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도 들더라. 행정가도 생각하고 있다”며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방송을 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다보니 좋은 부분이 많더라. 여러 방향으로 보고 있다”며 웃음지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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