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로 간 신태용의 첫 공식전은 니시노 태국과의 ‘벤치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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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1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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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 아키라 태국축구대표팀 감독© AFP=News1
니시노 아키라 태국축구대표팀 감독© AFP=News1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뒤 제법 긴 휴식을 취했던 신태용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지휘에 맞춰 움직일 이들은 이제 한국 선수들이 아닌 인도네시아 선수들이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신태용 감독 선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당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끈 인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라고 경력을 소개하면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계약기간은 4년으로, 신 감독은 A대표팀 뿐만 아니라 U-23대표팀과 U-20대표팀까지 모두 이끄는 ‘총감독’ 역할을 맡게 된다. 비중은 가장 떨어지나 한동안은 U-20대표팀도 소홀할 수 없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가 2021년에 FIFA U-20 월드컵을 개최한다. 때문에 U-20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크다”면서 “20세 대회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참고로 신 감독은 지난 2017년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바 있다. 경험이 있는 지도자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U-20 대표팀도 신경을 써야겠으나, 그래도 메인은 A팀이다. 냉정하게 볼 때 인도네시아의 축구 수준은 동남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인도네시아의 FIFA 랭킹은 173위. 네팔(170위), 캄보디아(173)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에서도 고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과 G조에 속해 있는데 5전 전패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5경기에서 16골이나 허용했는데 골은 3개 밖에 넣지 못했으니 이길 수가 없던 내용이다.

신태용 감독도 공식 회견에서 “인도네시아 A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5전 전패를 당했다. 솔직히 부족함이 많다고 느꼈다”고 냉정한 평가를 전했다. 그러나 “발전 가능성이 있기에 희망을 품고 감독직을 수락했다. 이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첫 발’의 상대가 흥미롭다.

현재 공식적으로 잡혀 있는 인도네시아의 A매치 일정은 내년 3월26일 재개되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6차전이다. 상대는 승리가 절실한 태국이다.

현재 G조는 예상치 못한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3승2무(승점 11)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2위는 3승2패(승점 9)의 말레이시아다. 시드를 배정받은 UAE가 2승2패(승점 6)에 그치면서 4위로 떨어졌고 UAE와 함께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던 태국은 2승2무1패(승점 8)로 3위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도네시아는 5전 전패 최하위.

사실 가장 당황스러운 팀은 태국이다. 2차예선은 각조 1위가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2위들 중 성적이 좋은 팀들이 합류하는 형태로 펼쳐진다. 어쨌든 2위 안에는 들어야 최종예선행을 노릴 수 있는데 지금 태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베트남의 진출이 유력하고 UAE는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의 승점이라 점프가 가능하다. 진일보를 위해 일본인 지도자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영입한 태국축구협회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물론 괴롭기는 니시노 감독도 마찬가지다. 2020년에는 반드시 반전에 성공해야하는데, 하필 첫 상대가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인도네시아다.

객관적인 전력이야 태국이 앞서고 두어 달 만에 팀의 수준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감독교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첫 경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니시노 감독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반대로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경기다. 신 감독 입장에서는 2차예선 ‘첫 승점’ 정도만 수확해도 성공적일 무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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