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다저스-삼성 ‘너무 조용한 겨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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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원했던 콜-클루버 놓쳐… FA시장 ‘빈손’ 되기 일보 직전
삼성, 외국인선수 1명도 확정못해… 재계약 난항-외부 FA영입도 손놔

요즘이야 1억 달러(약 1172억 원)는 기본이고 2억 달러가 넘는 대형계약도 흔해졌다. 하지만 1998시즌 뒤 오른손 투수 케빈 브라운이 사상 처음 1억 달러가 넘는 7년 1억500만 달러(약 1231억 원)에 LA 다저스의 파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순간으로 손꼽힌다.

미국에 다저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삼성이 있었다. 다저스처럼 푸른색이 상징인 삼성은 ‘일등주의’를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2005시즌을 앞두고는 현대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심정수(4년 60억 원), 박진만(4년 39억 원)을 한꺼번에 데려왔다. 지금이야 100억 원대 계약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한 파격적인 투자였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큰손’이던 두 구단은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수준급 선발 투수가 넘치는 올해 FA 시장에서 다저스는 ‘빈손’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여러 투수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소득이 없었다. 다저스가 가장 원했던 FA 최대어 게릿 콜은 뉴욕 양키스를 선택했다. 9년 3억2400만 달러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이었다.

다저스도 연평균 금액에서는 양키스보다 더 큰 8년 3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콜은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가겠다”며 뉴욕으로 갔다. 시즌 중반부터 클리블랜드에서 트레이드 매물로 나온 코리 클루버는 16일 텍사스로 이적했다. 클루버는 사이영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검증된 선발 투수다.

삼성의 비시즌 행보도 더디기만 하다. 키움, SK, KIA, 한화, 롯데 등 5개 팀은 이미 3명 규모의 외국인 선수 영입을 모두 끝냈다. LG는 올해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윌슨, 켈리와 재계약을 마무리 지었고, NC와 KT 역시 투수 2명과 계약을 완료했다.

삼성은 아직 단 1명의 외국인 선수도 확정짓지 못했다. 전력분석팀장 출신 허삼영 신임 감독이 직접 영입 후보를 추리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하고 왔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재계약 대상자인 투수 라이블리와 타자 러프와는 계약 조건에서 이견이 있다. 외부 FA 영입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한미 두 구단의 조용한 겨울이 내년 시즌 어떤 결과를 맞을지 궁금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fa#야구#삼성 라이온즈#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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