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 쥐었으나…전북, ‘김신욱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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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8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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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 이적을 확정했다. 전북은 그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 이적을 확정했다. 전북은 그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전북현대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다는 소식에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에게 식사라도 대접해야겠다”는 농을 던졌다고 한다. 늘 고민을 안겨주던 골치 아픈 공격수가 리그를 떠난다고 하니 경쟁 클럽의 감독 입장에서는 두 팔 들고 환영할 일이다.

김신욱이 유난히 FC서울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최용수 감독은 “신욱이는 울산 시절부터 우리(FC서울)랑 붙으면 이상하게 잘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물론 김신욱의 이적이 반가울 지도자가 비단 최용수 감독만은 아닐 터다.

김신욱은 다른 팀들의 경계대상 1순위였던 위협적인 공격수였다. 반대로 전북현대의 핵심 공격자원이라는 의미인데, 따라서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디펜딩 챔피언의 큰 숙제로 남게 됐다.

김신욱이 결국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다. 상하이 선화는 김신욱의 스승 최강희 감독이 최근 지휘봉을 잡은 클럽이다. 전북 구단은 8일 “최강희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과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이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적 조건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적료 7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라는 게 안팎의 전언이다. 지난 2016년 김신욱이 울산에서 전북으로 둥지를 옮기면 발생한 이적료가 20억원 가량이었으니 3년 반을 쓰고 3.5배 이적료를 챙긴 전북으로서도 꽤 알찬 장사를 한 셈이다. 하지만, 돈 보따리를 넉넉하게 채웠으나 마땅히 데려올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전북 구단은 “빠른 시일 내에 김신욱의 대체 공격자원을 물색해 팀의 전력 누수가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할 일이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이자 3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전북은 19라운드 현재 12승5무2패 승점 4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울산(12승4승2패 승점 40), 3위 서울(11승6무2패 승점 39) 등 추격자들과의 거리가 크지는 않으나 어쨌든 올해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일등공신이 바로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7일 열린 성남전에서의 득점을 포함, 총 9골을 터뜨리며 FC서울 페시치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도움 3개를 더해 모두 12개의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는데 이것 역시 대구 세징야(6골6도움)와 함께 최고 기록이었다. 이 핵심 자원이 빠진다는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한 프로축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전북은 스트라이커들의 비중이 엇비슷했다. 이동국-김신욱-아드리아노 등이 번갈아 가면서 최전방을 담당했다”고 전한 뒤 “그러나 올해는 김신욱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동국은 아무래도 나이의 영향이 있고 아드리아노는 부상 이후 존재감이 사라졌다. 김신욱이 핵심 전력인데 따라서 그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대체자를 찾지 못한 모양새다. 한 축구 관계자는 “김신욱의 상하이 이적은 몇 주 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안다. 그런 상황이라면 미리 대비를 했어야하는데 후임자를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토종 공격수와 외국인 공격수 가리지 않고 K리그에서 뛰고 있는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하는 자원을 데려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남겼다. 전북이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는 게 아니라 ‘김신욱급 공격수’가 리그에 없다는 의미다.

당장 스케줄도 전북으로서는 답답하다. 전북은 오는 10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14일 울산현대 그리고 20일 FC서울과 차례로 맞붙는다. 8일 현재 기준 리그 4위→2위→3위와 연속해서 겨루는 ‘산 넘어 산’인데, 이 가시밭길을 김신욱 없이 소화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김신욱 빈자리를 얼마나 채울 수 있을까.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이 상대보다 더 큰 내부의 적을 만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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