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다듬기…길었던 ‘손흥민 활용법’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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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7일 2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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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결승골’ 벤투호, 호주에 1-0 신승…손흥민 또 최전방 배치

아쉬운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손흥민은, 휴식 대신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지난 4일 밤 파주NFC에 입소해 6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는 벤투호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강행군에 지친 손흥민을 위해 명단에서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벤투는 이번에도 ‘벤투스러움’으로 손흥민을 불렀다.

유일한 배려는 4일 밤 11시까지 휴식을 준 것이다. 그리고는 언제나 그랬듯 손흥민을 선발로 내보냈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최고의 선수를 쓰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외쳤다. 벤투의 스타일 상 선발 여부보다 위치와 활용법이 관심사였는데,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최전방 공격수로 전진 배치했다. ‘손톱’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31분 터진 황의조의 선제골이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예상대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했다. 궁금한 것은 위치였는데 선택은 다시 전방 공격수였다. 벤투 감독은 지난 3월 볼리비아, 콜롬비아로 이어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손흥민을 톱으로 올린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황의조랑 또 지동원과 호흡을 맞추며 투톱으로도 뛰었고 홀로 전진해 원톱으로 나선 시간도 있다. 그리고 활용법에 대해 심사숙고했던 3개월이 지난 뒤 벤투 감독은 다시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택했다.

파트너는 달라졌다. 손흥민의 짝은 황희찬이었다. 공격수로 분류된 황의조와 이정협을 벤치에 앉혀 놓은 채 황희찬과 호흡을 보려한 것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에다. 황희찬은 지난 3월 평가전 때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다양한 공격 조합을 고민하고 있는 벤투 감독으로서는 황희찬이라는 카드가 들어갔을 때의 조화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전반전은 거의 활약상이 없었다. 황희찬과의 불협화음이라기보다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호주가 생각보다 수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2선에서 전방으로 투입되는 패스의 질적양적 수준이 떨어지면서 손흥민이 공을 잡는 빈도 자체가 적었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력이 좋은 이재성이 2선 넓은 부분을 커버하면서 손흥민이 밑으로 내려와 공을 받는 일도 거의 없었다.

후반 21분 파트너가 황희찬에서 황의조로 바뀌었다. 위치와 역할도 다소 변동이 있었다. 황의조가 보다 위로 올라가고 손흥민이 그 아래서 폭넓게 움직였다. 이런 변화 속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황의조가 전방에서 움직여 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이 보다 많아지면서 손흥민의 플레이도 탄력이 붙었다. 후반 31분 황의조의 선제골이 터진 뒤 호주가 라인을 끌어올리자 보다 경쾌해졌다.

후반 37분 홀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다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던 장면은 이날 손흥민의 플레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손흥민의 볼 컨트롤은 수준이 달랐다. 높은 위치에 있기에 견제를 뚫어내면 곧바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이 ‘전방 공격수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날 공식 회견에서 “측면이든 중앙이든,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손흥민의 능력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한 뒤 “다양한 것을 고려해 보다 ‘공격적으로’ 손흥민을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제 벤투호는 수비에 집중할 상대들과의 예선전에 돌입해야한다. 가장 믿을만한 해결사는 역시 손흥민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길었던 ‘손흥민 활용법’이 ‘손톱’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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