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뿌리를 토닥인 차범근축구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3일 16시 16분


코멘트
차범근. 스포츠동아DB
차범근. 스포츠동아DB
차범근축구상이 제정된 때는 1988년 여름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선수 차범근이 은퇴를 앞둔 시점에 지인의 제안을 받고는 흔쾌히 받아들인 게 출발점이 됐다.

대형 스타로 자란 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 컸다. 특히 “상은 어린 선수에게는 힘이자 꿈이고 용기”라는 믿음을 항상 갖고 있던 그의 생각과 축구상 제정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유명한 현역 선수가, 그것도 자신의 돈으로 직접 시상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축구상은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차범근의 축구인생이 항상 꽃길이었던 건 아니다. 가시밭길도 걸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속에서도 그의 신념은 변함이 없었다. 30여년의 시간동안 한국축구의 뿌리를 토닥인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동안 박지성과 기성용도 이 상을 받고 용기를 냈다.

제31회 차범근축구상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W컨벤션센터 크리스탈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차범근 회장을 비롯해 축구계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차범근축구상위원회는 지난해 12월14일 수상자 13명을 선정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심사는 선수들의 기량과 경기력을 우선으로 평가했고, 성장의 지표가 될 스피드와 체격조건 등도 반영했다. 또 학업 성적과 지도자 추천서를 통해 성실성과 인성도 고려했다. 지도자의 경우 팀 성적은 물론이고 오랜 시간 한국유소년축구 발전에 묵묵히 힘써 온 공헌도가 비중 있게 심사에 포함됐다.

차범근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국가대표팀 막내 시절을 회상하며 “나의 실수에 대해 선배님들이 ‘축구 다시 배워라’고 따끔하게 꾸짖던 말씀, 주눅이 든 나를 위해 ‘배짱을 가져라’며 격려를 해줬던 말씀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면서 축구 선배들의 가르침과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미래의 주역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꿈과 용기를 갖고 축구를 해 나가야 한다”면서 기량을 갈고 닦아서 더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동하기를 바랐다.

한편 축구상 수상자는 팀차붐 3기 자격으로 선진 축구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독일원정을 떠날 예정이다.

<수상자 명단>

■ 베스트 11

▲ GK=윤기욱(서울숭곡초/서울 오산중) ▲ DF=조대희(제주동초/대전 유성중) 장정익(경기 신곡초/강원주문진중) 김찬우(경기 진건초/서울 오산중) 강주혁(서울 신정초/서울 오산중) ▲ MF=김환(포항제철초/포항제철중) 김준희(서울삼선초/수원 매탄중) 김종현(인천UTD U12 /인천 광성중) 최형우(성남FC U12 /성남FC U15) ▲ FW=김민성(경북 입실초/서울 오산중) 김건우(논산동성초/울산 현대중)

■ 최우수 여자선수상=MF 김윤서(전남 광양중앙초/포항항도중)
■ 최우수 지도자상=김계중 감독(전북 이리동초)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