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초게, 작년 F1 특설 풀코스서 ‘비공인 2시간25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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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1분39초 세계기록 경신
입문 이듬해 2013년 2시간4분대… “마라톤 ‘2시간 벽’ 깰 유력 후보”
나이키, 2016년부터 막대한 지원

16일 열린 2018 베를린 마라톤에서 사상 최초로 2시간1분대 기록을 세운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4)는 현재 ‘2시간 벽’을 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그 가능성을 보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나이키는 2016년 12월 마라톤 1시간대 주파를 목표로 내세우며 ‘브레이킹(Breaking) 2’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나이키는 킵초게를 ‘서브 2(2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할 후보 1순위’로 꼽으며 막대한 지원을 했다. 킵초게에게 맞춤 신발과 유니폼 등을 제공했고 훈련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킵초게를 2017년 5월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원(자동차경주) 서킷에서 42.195km를 달리게 하기도 했다. ‘구간별 페이스메이커’까지 활용한 킵초게는 이때 2시간25초에 42.195km를 완주했다. 당시 도로가 아닌 포뮬러원 서킷에서 경기를 펼치고 페이스메이커의 국제 기준도 어겨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적합한 환경’을 마련하면 인간이 2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웠다.

세계 남자 마라톤은 1999년 모로코의 칼리드 카누치(미국으로 귀화)가 2시간6분 벽을 깼고 2003년 폴 터갓(케냐)이 2시간5분 벽, 2008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시간4분 벽을 허물었다. 그리고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2분대 기록을 세우며 ‘1시간대 기록 진입의 꿈’을 키웠다.

킵초게는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을 따내며 장거리 강자로 군림하던 킵초게는 2012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2013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4분5초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국제 마라톤 무대에 등장한 킵초게는 2016년 2시간3분5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강자’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시간8분44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킵초게는 “오늘 이 기분을 설명할 단어가 부족하다. 힘들었다. 하지만 나만의 레이스를 펼칠 준비가 돼 있었다. 한순간도 나 자신을 믿지 않은 적이 없었기에 최고기록을 세웠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8 베를린 마라톤#엘리우드 킵초게#세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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