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자카르타] 셋이 합쳐 타율 0.043…현수·아섭·의지, 日 격파 경험 되살려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30일 05시 30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이 30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슈퍼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안타 합작에 그쳤던 베테랑 김현수, 손아섭, 양의지(왼쪽부터)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이 30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슈퍼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안타 합작에 그쳤던 베테랑 김현수, 손아섭, 양의지(왼쪽부터)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포츠동아DB
‘일본을 깼던 기분 좋은 추억을 되살려라.’

김현수(30·LG 트윈스), 손아섭(30·롯데 자이언츠), 양의지(31·두산 베어스)는 KBO리그에서 일찌감치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3연패에 도전 중인 한국 야구 대표팀이 예상 밖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층 젊어진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야 줄 것으로 기대됐던 이들 3총사도 부진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 3게임에서 셋이 합쳐 1안타를 합작했을 뿐이다. ‘벼랑 끝’ 슈퍼라운드에서는 이들 3총사가 반드시 깨어나야 한다. 이들은 역대 일본전에서 승리를 경험해 본 몇 안 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을 치른다. 엔트리 발표 때부터 비난 여론에 휩싸였던 한국은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1-2로 충격패하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인도네시아와의 2차전에서 15-0, 5회 콜드게임을 거뒀지만 중학생 수준이라는 홍콩과도 9회 정규이닝까지 가는 졸전(21-3 승리)을 펼쳤다. 대만에 이어 2승1패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30일 일본, 31일 중국과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른다. 결승 진출을 위해서 2승은 기본이다. 거기에 ‘한일전 2점차 이상 승리’라는 전제가 더 붙는다. 일본을 2점차 이상으로 꺾고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중국을 누르면 자력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한다.

하지만 일본에 1점차 진땀승을 거둔다면 대만과 일본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대만이 일본을 꺾으면 한국이 결승에 오르지만, 반대의 경우는 팀간 TQB(팀 퀄리티 밸런스·총득점/총 공격이닝-총 실점/총 수비이닝)를 따져야 해 복잡해진다. 만일 한국이 일본에 패하면 결승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진다. 슈퍼라운드에 오르며 조별리그 대만전 1패를 안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한일전이지만 무게감은 여느 때의 몇 배다. 그 부담감을 짓누르고 승리를 경험해본 베테랑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AG 대표팀에 한일전 승리를 경험한 이는 정우람(한화 이글스), 양의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황재균(KT 위즈), 김현수, 손아섭 등 6명이다. 김현수는 2008베이징올림픽 한일전에서 이와세 히토키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다른 5명도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일본 격파에 앞장섰다.

투수 정우람과 내야수 박병호, 황재균은 이번 AG에서 나름대로 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손아섭은 9타수 무안타, 양의지는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현수가 8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나마도 빗맞은 행운의 안타였다. 셋이 합쳐 23타수 1안타로 타율은 0.043, 기대했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한일전 낙승은 결승행을 보장하는 동시에 잔뜩 불붙은 여론을 진화시킬 마지막 기회다. ‘일본 격파’라는 고기를 먹어본 김현수와 손아섭, 양의지가 잠에서 깨어나야 하는 이유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