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또 한 번의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8월 인도네시아에서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4년 전 인천대회에 이어 2대회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게임에 출격할 최종엔트리(20명)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태극전사들의 비중과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자원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아 김 감독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 골키퍼에 와일드카드 활용(?)
하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는 포지션을 불문하고 총 3명이다. 17명은 23세 이하 선수만 뽑을 수 있다. 현 시점의 최대 화두는 러시아월드컵에서 무수한 선방 쇼를 펼친 조현우(27·대구FC)의 발탁 여부다.
김 감독은 월드컵 개막 이전까지는 와일드카드로 필드플레이어만 고려했다. K리그1 전북 현대의 선두행진에 크게 기여해온 송범근(21)과 꾸준히 준수한 활약을 펼쳐온 강현무(23·포항 스틸러스)가 있어 크게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월드컵 직후 기류가 달라졌다. 유럽 클럽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조현우에게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차상광 골키퍼 코치를 대동하고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전북전을 직접 관전하며 골키퍼 선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걸 간접 시사했다.
와일드카드를 둘러싼 고민은 또 있다. 오래 전부터 대한축구협회가 협의에 나선 손흥민(26·토트넘) 이외의 남은 한 자리다. A대표팀 일원으로 월드컵을 누빈 황희찬(22·잘츠부르크)의 합류가 유력한 공격진은 완성된 가운데 어느 포지션에서 마지막 퍼즐이 채워질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측면 풀백과 중앙수비수가 1순위이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발탁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인천대회에서 우승한 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정에 나선 장현수(27·FC도쿄)처럼 병역과 연계되지 않은 선수가 뽑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월반의 경계선은?
나이가 어리더라도 필요하다면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수 있다. 연령의 경계선인 23세가 아니더라도 선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팀은 최정예 구성한다”는 강한 의지를 꾸준히 피력해왔다.
실제로 U-23 대표팀에는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선 영건들이 즐비하다. 월드컵에 막내로 참가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대표적이다. 그는 출국하지 않고 아시안게임을 대비한다는 의사를 밝혀 승선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때 아닌 ‘스페인 귀화’ 루머로 곤욕을 치른 이강인(17·발렌시)도 2018~2019시즌 소속 팀의 2군 합류에 앞서 아시안게임 출격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실전을 소화하며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생각이다. 지나치게 어리다는 우려도 있으나 김 감독이 파격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