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고사시키는 육성선수제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27일 05시 30분


2019 KBO 신인 1차 지명 행사 모습. 스포츠동아DB
2019 KBO 신인 1차 지명 행사 모습. 스포츠동아DB
최근 프로야구팀과 아마추어 야구에서 프로 구단의 육성선수제도에 대한 보완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다. KBO도 제도에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육성선수 제도는 1·2차지명에서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고졸, 대졸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로 성장의 기회를 주려는 좋은 의미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각 구단은 보류선수인원 관리로 육성선수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매년 수 명씩 입단하고 있는 육성선수의 선발 과정도 투명하지 못하다.


KBO 핵심 관계자는 26일 “한 해 평균 각 팀은 5명의 고졸 선수를 육성선수로 영입한다. 모두 더하면 50명가량이다. 절반 이상이 2~3년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현 규정상 한 번 프로에 입단한 선수는 체육특기자로 대학에도 입학 할 수 없다”며 “반대로 대학들은 선수 선발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성선수로 입단하는 50여명은 2차 지명 8~10라운드 선수들과 기량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들이 대학에 가서 4년 동안 열심히 훈련하고 학업을 병행한다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육성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되지 못하고 방출된 선수들 중 상당수가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한 대학 감독은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의 꿈은 모두 프로선수다. 대학에 갈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선수 중 상당수는 지명을 못 받아도 육성 선수로 프로에 가려고 한다. 물론 프로 코칭스태프의 능력이 뛰어나고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겠지만 대학 선수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충분히 시간을 갖고 자신의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다. 학업의 기회도 인생 전체를 생각하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신고선수로 불렸던 육성선수 제도는 그동안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수석코치가 대표적인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LG 김현수도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진학과 신고선수 갈림길에서 망설이다 프로를 선택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프로 구단 입장에서는 계약금 지급 의무가 없는 육성선수 선발을 통해 유망주 팜을 더 풍성하게 키우려 한다. 성장가능성이 더 높은 고졸선수를 중심으로 영입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러나 성공사례보다 실패한 경우가 훨씬 많다. 과거에 비해 각 팀 주축 전력의 선수생명이 길어지며 신인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KBO는 다양한 대안을 연구하고 있다. 육선선수 선발을 대졸 선수에게만 허용하는 방법. 육성선수도 각 구단의 지명순서에 따라 입단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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