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톡&Talk] 메시보다 커리를 존경하는 스트라이커, 경남FC 말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13일 05시 30분


12일 경남FC 클럽하우스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말컹. 함안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12일 경남FC 클럽하우스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말컹. 함안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마르쿠스 비니시우스 아마라우 아우베스.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에서 6골을 기록하며 득점부문 단독 1위에 올라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의 이름이다. 등록명은 말컹(24·브라질). 경남FC의 스트라이커다.

존재감이 강력하다. 196㎝의 장신에 점프력까지 겸비해 공중볼 경합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골을 넣어도 화제, 못 넣어도 화제다.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게 아니다.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보다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를 동경한다는 말컹을 12일 경남 함안에 위치한 경남FC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11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 피로가 가시지 않은 것 같다.

“(웃으며)그렇다. 피곤하다.”

-전북 현대(0-4패)와의 경기에서 진 뒤 표정이 어두웠다.

“아쉽기는 했지만, 실망한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이고 시간이 있지 않은가. 경기 내용과 결과에 있어서는 안 좋은 부분이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K리그1의 모든 팀과 경기를 해보지 않았다. 전북과의 경기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우리 팀도 그렇고 전북과 같은 빅클럽 팀과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족함이 드러났던 것 같다. 이를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상대를 분석해나가면서 노력해야한다.”

-전북의 수비가 좀 다르기는 하던가?

“전북은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한 팀이라고 들었다. 좋은 레벨의 선수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들도 그에 못지않게 잘하더라. 브라질에 있을 때 대표급 선수들과 함께 축구를 해본적은 있었지만, 한국 축구 정상급 수비수들은 스타일이 또 다르지 않나. 경험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경남 말컹. 사진제공|경남FC
경남 말컹. 사진제공|경남FC

-앞으로 견제가 더 심해질텐데.

“지난해 K리그2에서도 견제는 늘 받았다. 최소 2명, 많으면 3명까지도 수비수가 붙었다. 공격수로서 당연히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할 뿐, 상대 견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북과 경기 때도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앞으로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같은 장신 공격수로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전북의 김신욱을 보면 어떤 생각을 했는가.

“김신욱이 한국의 국가대표라는 걸 알고 있다. 보면서 잘한다고 느꼈고 티아고, 로페즈가 만들어 준 좋은 상황을 잘 해결하는 것 같다”

-구단에서는 살을 빼야한다고 하던데?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난 마른체형이었다. (브라질 팀 )이투아누에 있을 때 로페즈(전북)가 중앙 공격수였고, 내가 윙이었다. 그 때는 너무 말라서 몸싸움을 하면 나가 떨어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위치를 확보하거나 움직임을 가져가는 부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살을 좀 빼야할 것 같다.”

-농구선수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그 경험이 축구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나?

“농구와 축구는 많이 다르다. 축구는 뛰는 양이 많고 농구는 기술적인 부분이 많다. 다만, 볼이 높게 떴을 때 상대와 몸싸움을 해서 내가 가져가야 하는 데에 있어서는 농구의 박스아웃 능력이 도움이 된다. 농구선수일 때는 포워드를 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농구하는 모습도 자주 올리는 것 같던데? 멋진 덩크슛도 하더라.

“브라질에서는 매일 농구를 한다. 나에게는 축구보다 농구가 더 쉽다. 내게 농구는 일상이다.”

-스트레스 풀이로도 농구를 하는가?

“스트레스에 크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비디오게임) 한 시간이면 스트레스는 잊는다. 레인보우식스(일종의 사격게임)를 제일 좋아한다. 그 게임 안에서 나는 손꼽히는 공격수다. NBA게임도 한다. 축구는 안한다.”

말컹의 우상 스테판 커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말컹의 우상 스테판 커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테판 커리를 그렇게 좋아한다던데,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와 커리 중 누굴 더 좋아하나?

“두말할 필요도 없다. 커리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에 있을 때 같이 축구를 해봤다. 그냥 축구하는 동료다. 호날두나 메시도 그냥 같은 축구선수다. 반면, 커리는 내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다.”

-말컹이라는 이름은 경남 구단에서 결정한 등록명이다. 브라질에서 가족, 친구들은 뭐라고 부르는가?

“엄마는 비니시우스라고 하고 친구들끼리는 주로 별명을 부르지 않나. 카를로스, 루시아 등등…. 나이대 별로 부르는 별명이 다 다르다(웃음).”

-말컹이라는 이름은 어떤가?

“한국에서 나를 알린 이름이니까 내게는 최고의 별명이다.”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말컹(경남)은 올 시즌 K리그1 데뷔와 함께 폭발적인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196cm라는 큰 키와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앞세워 K리그1을 자신의 경연장으로 장식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말컹(경남)은 올 시즌 K리그1 데뷔와 함께 폭발적인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196cm라는 큰 키와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앞세워 K리그1을 자신의 경연장으로 장식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가치가 올라가면서 시즌 중에 높은 몸값을 주는 팀으로 이적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많다.

“몸값이 어떻다는 부분에서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지금 내가 제일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우리 팀이 이기는 것이다. 오퍼를 받게 된다면 그 때가서 주위사람들과 상의해보겠다. 그 상황이 되어서 결정하는 것이 맞지 않나? 나는 지금도 득점왕이나 개인기록보다도 동료들과 좋은 경기를 해서 우리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에 목표가 있다.”

-경기 끝난 뒤에 팬들의 사인 요청을 다 들어준다고 하더라. 힘들텐데.

“어린시절 경기장을 갔을 때 유명선수들의 사인을 받으려고 애를 쓴 기억이 있다. 그러다 사인을 못 받으면 울기도 했다. 그 때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좀 힘들기는 해도 특히 어린이 팬들의 사인, 사진촬영 요청은 다 들어주려고 한다. 그것이 내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팬들의 사랑에 최대한 보답하는 것이 프로선수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경남은 나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주목을 받게 만들어 준 팀이다. 팀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나를 반겨주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구단과 팬들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K리그1에서도 함께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경남에서의 생활은 행복한가?

“물론이다. 내 인생에서 돈이 첫 번째는 아니다. 가족들이 좋은 환경의 영향을 받고 만족하는지 여부 등이 내 행복의 기준이다. 나도 가족들도 이곳에서 행복하다. 브라질보다 안전하기도 하고. 두 아이도 이곳의 국제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 나는 행복하다.”

● 말컹은?

▲본명=마르쿠스 비니시우스 아마라우 아우베스
▲생년월일=1994년 6월 17일
▲신체조건=키 196㎝·몸무게 98㎏
▲프로 경력=이투아노(2013~2014년)~구아라니(2015)~이투아노(2015년)~브라간티노(2016년)~경남FC(2017~현재)
▲2018시즌 기록=5경기 출전 6골·2도움

함안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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