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배고픈 기성용…축포 노리는 이바노비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5시 45분


대한민국 기성용-세르비아 이바노비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세르비아 축구협회
대한민국 기성용-세르비아 이바노비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세르비아 축구협회
■ 양국 대표팀 주장들 ‘자존심 대결’

콜롬비아전 승리 만족 못한 기성용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입술 깨물어
센추리클럽 가입 앞둔 이바노비치
“100번째 출전 자랑스럽다” 자신감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한국-세르비아 평가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 요소는 양국 캡틴들의 소리 없는 전투다.

축구대표팀의 핵심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이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2-1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추락한 대표팀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 모든 면에서 100% 역량을 발휘했다. 온몸을 던진 뒤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더욱 반가운 것은 부상 후유증이 없다는 사실. 대표팀의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 위태로운 시점에서 그는 제 몫을 못했다. 6월에 당한 무릎부상의 후유증이 길어졌다. “출전과 별개로 동료들을 독려해야 한다”던 신 감독의 요청으로 대표팀과 동행했으나 마음은 무거웠다. 콜롬비아전 직후에도 기성용은 웃지 않았다. “만족할 수 없다”는 짧은 소감만 말했다. 세르비아와의 경기 하루 전(13일)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빅 매치를 앞두고 캡틴은 냉정함을 유지했으나 세간의 관심은 기성용이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입은 2012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마주친 세르비아 주장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제니트)와의 맞대결로 향한다. 이바노비치는 2008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기성용이 공격에 나섰을 때, 또는 이바노비치가 세트피스에서 골문까지 전진해왔을 때마다 둘은 치열하게 부딪혔다. 물론 A매치는 특별함이 더하다.

중국과의 평가전 당시 이바노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과의 평가전 당시 이바노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공교롭게도 이바노비치는 한국전에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장)에 가입한다. 2005년부터 12년 만의 100번째 출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상대 협회의 요청에 따라 간단한 축하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다만 파티는 여기까지다. A매치 97번째 출격을 앞둔 기성용도 내년 월드컵 이전에는 센추리클럽 가입이 가능하다. 안방에서 승리 파티까지 내줄 수 없다. 자존심을 건 피치에서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웃게 될까. 이바노비치는 “100번째 출전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유럽의 한국선수들은 아주 터프하고 실력이 우수하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공식 지자회견에서 말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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