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웃게 한 거물급 코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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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데 “하메스 자극하라” 주효… 방대한 영상자료로 족집게 조언
미냐노 “유럽파 휴식 먼저”도 도움

그란데 코치(왼쪽부터)와 미나노 코치.
그란데 코치(왼쪽부터)와 미나노 코치.
“토니 그란데 코치가 전달해 준 영상을 계속 봤다. 하메스 로드리게스(26·바이에르 뮌헨)를 초반부터 괴롭히면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바로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더라. 자신감을 얻었다.”(고요한·29·서울)

신태용 감독(47·사진) 부임 이후 2무 2패로 부진했던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이 10일 랭킹 13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그란데 코치(70)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50)가 합류하자마자 거둔 승리다.

그란데 코치는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월드컵 우승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3일 방한해 6일부터 선수들을 지도한 그란데 코치는 영상 편집과 분석에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고요한이 본 것도 그가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 때 활용했던 자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 합류 이후 대표팀의 비디오 미팅이 많아졌다. 선수들을 내내 집중시킬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란데 코치의 ‘족집게 과외’는 적중했다. 소속팀에서 주로 측면 수비수로 뛰는 고요한은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상대 에이스를 완벽히 봉쇄했다. 로드리게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콜롬비아를 사상 처음 8강으로 이끌며 득점왕까지 올랐던 선수다. 고요한의 집요한 수비에 막힌 로드리게스는 후반 30분 프리킥으로 도움을 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짜증을 내며 팀 분위기까지 망쳤다.

미냐노 피지컬 코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유럽파는 보통 팀 첫날만 쉬고 둘째 날부터 훈련을 시작했는데 미냐노 코치는 주말 경기를 뛰고 한국에 온 유럽파를 이틀째도 쉬도록 요청했다. 충분한 휴식이 먼저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유럽파는 지난달 평가전(러시아, 모로코) 때와는 달리 몸이 가벼웠다. 신 감독은 “스페인 코치들과 한국 코칭스태프들이 계속 대화를 하며 작전을 구상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 콜롬비아 “인종차별 행동 사과” ▼
 
한편 콜롬비아 축구협회는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에드윈 카르도나 선수가 부적절한 행동(인종차별)을 한 것에 대해 대표팀과 한국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신태용 감독#토니 그란데#하메스 로드리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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