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실패에서 포일까지, 새내기 포수 나원탁의 성장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1일 05시 30분


삼성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년 7월은 삼성 나원탁(23)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한달이다. 프로 새내기인 그는 1일 인천 SK전에서 데뷔 첫 선발출전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5일 포항 롯데전, 7일 대구 넥센전에서도 선발 마스크를 써 1년차 포수로서는 파격적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기분 좋은 승리의 기운도 동반됐다. 삼성은 나원탁이 선발출전한 4경기에서 3승을 챙겼다. 새로운 ‘활력소’의 등장에 모처럼 팀 분위기도 밝아졌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나원탁의 1군 도전기는 우여곡절이 많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경기 속에서 이 풋내 나는 안방마님은 저만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첫 선발출전이었던 SK전은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조금 더 격하게 표현하자면 크게 ‘할 일’이 없었다. 이날 삼성 선발투수 우규민은 6이닝 2실점의 깔끔투로 SK타선을 꽁꽁 묶었다. 나원탁은 우규민의 공을 잘 받는 정도 선에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김한수 감독이 “좀 더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경기운영능력을 보기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할 정도였다.

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우규민 나원탁 배터리가 5회말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우규민 나원탁 배터리가 5회말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나원탁은 5일 포항 롯데전에서 다시 1회부터 홈플레이트에 앉았다. 그는 1회초 수비에서 손아섭의 도루를 잡아낸 데 이어 외국인투수 재크 페트릭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해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도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2안타를 뽑아내 포항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나원탁의 대구 선발데뷔전은 쉽지 않았다. 앞서 환상의 호흡을 맞췄던 우규민이 5.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본인도 타석에서 삼진 3개를 기록해 고개를 숙였다. 9일 경기에서는 더 잔인한 일이 벌어졌다. 백정현과 처음으로 선발 배터리호흡을 맞췄는데, 경기 초반부터 실수를 남발했다.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포일을 범해 선행주자에게 추가 진루를 내줬고, 이후 2사 1·3루 위기에서는 블로킹 실수로 동점까지 허용했다. 급한 마음에 던진 3루 송구가 뒤로 크게 벗어났다. 김 감독은 4회초 시작과 동시에 나원탁을 이지영으로 교체했다. 그는 덕아웃에서 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7일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던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7일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던 나원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나원탁의 7월은 온탕과 냉탕을 빠르게 오고간 한주였다. 새내기 포수로서는 배울 것이 많은 기간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는 법이다. 나원탁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그는 실수를 발판삼아 성장하는 거목의 ‘떡잎’이 될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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