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동, 그렇게 KIA 마무리가 되어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4일 05시 30분


KIA 투수 김윤동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1.1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윤동은 임창용이 자진해서 퓨처스팀(2군)으로 가면서 KIA 임시 마무리를 맡았다. 스포츠동아DB
KIA 투수 김윤동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1.1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윤동은 임창용이 자진해서 퓨처스팀(2군)으로 가면서 KIA 임시 마무리를 맡았다. 스포츠동아DB
7-7로 맞선 상황에서 8회까지 흘러왔다면 이 게임은 놓쳐선 안 되는 것을 승부를 아는 이들은 직감한다. 이 순간에서 앞설 수 있는 저력을 증명하는 것은 곧 승자의 자격을 입증하는 팀이라는 뜻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 8회말 2사 3루에서 김윤동(24)을 호출했다. 임창용이 2군으로 내려간 뒤, KIA 마무리로 지목된 투수다. 김윤동은 첫 타자 손아섭을 볼넷 출루시켰다. 7-7에서 1·3루, 타석에는 롯데 4번타자 이대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KIA 김 감독이 벤치에서 마운드로 올라왔다. 배터리는 물론, 내야수들까지 모두 한자리로 불러 모았다. 김 감독은 김윤동에게 “이대호 연봉이 얼마냐?”고 물었다. “네가 정면승부해서 맞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1위팀 KIA의 마무리가 롯데 4번타자를 피해가는 상황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실제 김 감독이 내려간 뒤, 김윤동은 이대호를 상대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뿌렸다. 2B-2S에서 김윤동은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반면 롯데는 7-6으로 앞선 8회초 2사 3루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선택하지 않았다. 셋업 장시환에 이어 롯데 벤치의 선택은 배장호였다. 보직보다 현재 구위를 먼저 본 셈이다. 그러나 롯데의 의도와 별개로, 이 팀 마무리를 향한 신뢰도가 가늠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심지어 배장호는 KIA 안치홍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결과마저 좋지 못했다. 명분과 실리를 한꺼번에 놓친 치명적 장면이었다. 마무리를 올릴 타이밍을 이렇게 실기한 롯데는 9회초 수비에서도 윤길현을 마운드로 올렸다. 그러나 윤길현은 1사 후, 3연속 안타로 결승점을 잃었다. 그 다음에 최원준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KO 당했다.

김윤동은 9회말에도 첫 타자 김문호에게 불운의 2루타를 맞았으나 흔들림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10-7로 승리한 KIA는 극적으로 1위를 사수했다. 김윤동은 38.2이닝을 던져 2승(1패) 5세이브 3홀드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KIA 불펜의 보루다.

김윤동은 “그동안 승계주자 실점이 많아서 선배들한테 죄송했다. 점수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절실했다. 직구가 좋아서 힘 있게 던진 것이 결과가 좋았다. 접전 상황에서 올라오는 것이 긴장된다. 그러나 최소한 몸이 경직되지는 않는다. 승리든 홀드든 무실점이라면 다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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