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노출을 우려해 준비한 것을 100% 다 보여주진 않았다. ‘가상의 기니’를 상대로 막강한 공격력은 또 한 번 입증했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잇단 실점은 불안감을 드리웠다. 결전이 임박한 가운데 소득과 숙제를 모두 확인한 한판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을 목전에 둔 U-20 대표팀이 최종 리허설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2-2로 마쳤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을 기니와의 U-20 월드컵 개막전에 대비한 세네갈전에서 2골을 뽑으며 완성도 높은 공격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지만, 수비불안에 따른 아쉬움 또한 남겼다.
조영욱(고려대)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승우와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를 좌우 날개로 배치하는 등 베스트11로 세네갈을 상대한 한국은 전반 18분 조영욱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이승우의 패스를 쫓아 쇄도하던 조영욱은 세네갈 골키퍼가 걷어낸 볼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이를 다시 침착하게 빈 골문으로 차 넣었다. 경기 시작 이후 매끄럽지 못했던 초반 흐름을 되돌리는 선제골이었다.
우월한 신체조건에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개인기를 조화시킨 세네갈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31분 이르하리마 니안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위험지역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하며 내준 프리킥이 빌미가 됐다.
동점 상황을 깬 주인공은 백승호였다. 전반 36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는 상대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세네갈 골키퍼가 슛 방향을 읽었지만, 미처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골문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비공개 연습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렸던 백승호는 다시 한 번 A대표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한국의 2-1 승리로 끝날 듯하던 경기는 후반 40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세네갈 술래이예 사르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동점골을 터트렸다. 한국 수비진은 자리를 지키다 멍하니 골문으로 들어가는 동점골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U-20 대표팀은 이로써 21명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이후 치른 3차례 공식·비공식 평가전(8일 사우디아라비아전 3-1 승·11일 우루과이전 2-0 승)을 2승1무로 마감했다. 3경기에서 총 7골을 뽑아내며 공격력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수비에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세네갈전 실점에 대해 신 감독은 “일부러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도 감춘 게 많았다”고 설명했지만, 세네갈 조셉 코토 감독이 지적했듯 공간허용에 대한 문제점은 시급히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