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타의 저주…작년 우에하라는 1R서 무려 68벌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4일 05시 45분


우에하라 아야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우에하라 아야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프로도 피해갈 수 없는 벌타

지난해 11월 중순 일본 지바현의 그레이트아일랜드CC(파72)에서 벌어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이토엔레이디스대회. J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던 우에하라 아야코(34)가 1라운드에서만 무려 68벌타를 받아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1일 1라운드를 마친 뒤 스코어카드에 적힌 우에하라의 성적은 1오버파 73타. 그러나 하루 뒤 2라운드에 들어가기 직전 우에하라의 스코어카드는 68벌타를 더한 69오버파 141타로 돌변했다.

JLPGA 투어 사상 18홀 최악의 스코어가 등장한 사연은 이렇다. 1라운드 당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그레이트아일랜드CC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정상적 플레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기위원회는 “페어웨이와 그린 프린지 등 잔디를 짧게 깎은 곳에선 벌타 없이 공을 집어서 닦고 ‘원위치’에 놓고 칠 수 있다”는 로컬룰을 적용했다. 그러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주로 활약해온 우에하라는 결코 해선 안 될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로컬룰이 아니라 LPGA 투어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 규정대로 1라운드 도중 ‘한 클럽 길이 이내’로 공을 옮겨놓고 플레이했다. 우에하라는 1라운드 15개 홀에서 19번 공을 옮기고 쳤다. 이 때문에 오소(誤所) 플레이 벌칙을 적용 받아 한 차례에 2벌타씩 총 38벌타를 받았다. 또 15개 홀에서 모두 스코어를 줄여서 적은 것으로 간주돼 2벌타씩 총 30벌타를 추가로 받았다.

비단 우에하라만이 아니다. 골프 규칙이 워낙 까다롭고 복잡하다보니 내로라하는 프로선수들까지 종종 낭패를 보곤 한다. 세계여자골프의 1인자 박인비(29)도 벌타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2013년 9월 14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에비앙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다. 폭우로 하루 순연된 뒤 치러진 1라운드에서 박인비는 2번홀(파3)을 공략하다 씁쓸한 미소를 짓고 말았다. 파 퍼트를 놓친 박인비가 보기 퍼트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정확히 스탠스를 취하진 않은 상태였으나, 볼이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스탠스를 취했는지와 상관없이 클럽을 볼 바로 앞이나 뒤의 땅에 댔을 때 볼에 어드레스한 것이 된다’는 골프 규칙에 따라 박인비는 1벌타를 받았다. 결국 2번홀에서만 2타를 잃은 박인비는 1라운드를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로 마쳤다(3오버파 74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 투어라고 벌타가 예외일 순 없다. 2015년 9월 10일 경기도 여주 페럼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선 황지애(24)가 3벌타로 무너졌다. 파5의 12번홀에서 2번째 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진 것으로 착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1벌타를 받고 4번째 샷을 했지만, 원구가 러프에서 발견되자 경기위원은 2개의 공 모두를 사구(死球)로 처리한 뒤 3벌타를 부과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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