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의 기회라도 온다면…” SK 첫 ‘1군 동행’ 김준성의 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2일 05시 45분


SK 신인 김준성은 10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 맞춰 처음 1군에 합류했다. 김준성은 “기회가 주어지면 1초든, 1분이든 열심히 해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제공 | KBL
SK 신인 김준성은 10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 맞춰 처음 1군에 합류했다. 김준성은 “기회가 주어지면 1초든, 1분이든 열심히 해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제공 | KBL
2군생활 좌절않고 새벽부터 홀로 훈련
문경은 감독 “항상 성실한 선수” 콜업
“요즘 선형이 형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SK 김준성(25)은 팀내 입단동기인 최준용(23)을 비롯한 2016년 신인 드래프트 빅3(모비스 이종현·전자랜드 강상재)와 비교하면 화려함은 없다. 각급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도, 신체조건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농구를 향한 진심과 열망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김준성은 SK 입단 전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명지대 입학 당시에는 4학년이던 김시래(상무)의 그늘에 가려졌고, 김시래가 졸업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로서 코트를 밟았다. 4학년 때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지만,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프로구단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농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실업팀 놀레벤트 이글스에 입단했고,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농구공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리고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 일반인 자격으로 한 번 더 도전장을 내밀었고, 2라운드 9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던 주변의 부정적 시선을 당당히 뒤집은 그는 드래프트 당시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농구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다.

오래도록 꿈꿔온 프로선수가 됐나, 탄탄대로가 열린 것은 아니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호화 스쿼드를 자랑하는 SK에서 쉽게 1군 합류를 넘보지 못했다. 그간 남자프로농구에선 일반인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한 많은 선수가 프로팀의 선택을 받았으나, 현재 주축 멤버로 활약하는 이는 이대성(상무), 최진수(오리온) 정도뿐이다. 그만큼 프로의 벽은 높다.

김준성은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일어나 이른 새벽부터 개인훈련을 했다. 밤늦게까지도 따로 남아 구슬땀을 흘렸다. 또 D리그(2군)에 꾸준히 출전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8경기에서 평균 12분3초를 뛰었고, 경기당 4.1점·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SK 김준성. 사진제공|SK 나이츠
SK 김준성. 사진제공|SK 나이츠

SK 문경은 감독도 김준성의 성실한 태도를 높이 샀다. 그리고 10일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 맞춰 올 시즌 처음 김준성을 1군에 올렸다. 문 감독은 “(김)준성이는 평소 연습 때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활기찬 선수다. 밤늦게까지 개인훈련을 하면서 준비를 열심히 하더라”고 칭찬하며 “벤치에서 (김)선형이와 (김)태술이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는지 보는 것도 좋은 공부다”고 1군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양 팀이 막판까지 접전을 치른 까닭에 김준성의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벤치에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함께 뛰었고, 치열한 현장 분위기를 몸소 느꼈다. 그리고 더욱 간절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빨리 1군에 올라오고 싶었다. 그러나 2군에 있다고 해서 좌절하지는 않았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1초든, 1분이든 또 열심히 해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주눅 들지도 않을 것이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177㎝로 팀내에서 가장 작은 김준성은 데뷔전을 기약하며 신장의 열세를 극복할 자신만의 무기도 연마하고 있다. 그는 “경기에 들어가 보니 레이업을 쏠 수가 없더라. 그 대신 플로터와 미들라인 점프슛을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플로터는 팀 선배인 김선형(29)이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어 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준성은 “선형이 형과 장난도 많이 치고, 슛도 같이 연습한다. 선형이 형은 워낙 성실하고 주장으로서 팀도 잘 통솔해준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동료들에 비해 프로선수로서 출발은 늦어졌지만, 김준성은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 기나긴 활주로를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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