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내년에도 양보 못해” 유희관과 신재영의 입담대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5시 30분


두산 유희관-넥센 신재영(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유희관-넥센 신재영(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신재영(27·넥센) 선수가 내년 최고투수상을 노리던데 미안하지만 양보는 어렵습니다.”

한 해를 빛낸 최고의 별들이 모인 만큼 입담대결 역시 불꽃이 튀었다. 그 가운데서도 내년 시즌 최고 자리를 노리는 후배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선배의 입씨름은 단연 화제였다.

12일 사단법인 일구회가 주최한 ‘2016 휘슬러코리아 일구상 시상식’엔 현역선수로는 최초로 일구대상을 수상한 ‘국민타자’ 이승엽(40·삼성)과 메이저리그 첫해를 마친 김현수(28·볼티모어), 박병호(30·미네소타) 등 2016시즌 그라운드를 수놓았던 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로라하는 스타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이목을 끌었던 선수는 두산 유희관(30)이었다. 올 시즌 15승(6패)을 거두며 활약한 유희관은 이날 최고투수상에 선정돼 감격을 누렸다. 백미는 수상소감이었다. 마이크 앞에 선 유희관은 작심한 듯 한 선수를 지목했다. 후배투수인 넥센 신재영이었다. 유희관은 “앞서 (신)재영이가 내년에 최고투수상을 받겠다고 말했는데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미안하지만 내년에도 최고투수상은 내가 받겠다”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희관이 후배를 언급한 이유는 앞서 신재영이 밝힌 수상소감 때문이었다. 올 시즌 15승(7패)의 깜짝 활약으로 일구상 신인왕에 오른 신재영은 “신인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내년에는 최고투수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희관을 앞에 두고 당찬 소감을 남겼다. 후배의 도발에 ‘재담꾼’ 유희관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곧바로 수상소감에서 반격을 날리며 쉽사리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치 있게 공표했다.

인상적인 수상소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위인 손혁 전 넥센 코치의 지도자상을 대리수상한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사위가 가족들을 만나느라 미국에 가있어 대신 참석했다”면서 “사실 손 코치는 사위로서는 빵점이다. 미국에 가족들을 놔두고 혼자 한국에 있으니 그렇다”며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특별공로상을 받은 김현수는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걱정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플래툰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다. 내년엔 (벅 쇼월터) 감독님께서 게임에 많이 내보내주시길 바란다”며 애교 섞인 항변에 나서기도 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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