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광 테임즈, 멀티안타 쳐도 타구 마음 안들면 연습 늘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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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와 계약… 통역이 본 ML 재입성기
언제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 라커룸서도 집에서도 배트 쥐고다녀
“한국 투수들은 왜 정면승부 안하나”… 처음엔 다른 투구패턴 적응못해 고민
점차 타석에서 조급함 사라지며 타격 기술은 물론 자신감도 회복

 메이저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2013년 NC와 계약을 맺었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0). 3년 전 그에게 한국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땅이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그가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3년 전(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상상도 못 했다”는 그의 말처럼 메이저리그 복귀는 그에게도 아득한 꿈이었다. 그러나 테임즈는 한국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30일 밀워키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다시 입성했다. 외국인 타자로서는 드물게 국내에서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는 ‘코리안 드림’을 이룬 것이다.

 2014년과 2015년 테임즈의 통역을 맡았던 김정덕 씨(36)는 “테임즈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꾸준하게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도 매번 결과는 내야 하는 압박감에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고교 시절 유망주로 꼽혀 2011년과 2012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테임즈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 씨는 “한국에서의 첫 시즌을 시작했을 때 테임즈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왜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안 하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면 승부를 즐기는 메이저리그의 투수들과는 달리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국내 투수들에게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올 시즌 테임즈의 통역을 맡은 강마루솔 씨(26)는 “테임즈는 경기에서 멀티안타를 기록해도 타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훈련을 더 많이 하는 ‘연습벌레’였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라커룸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언제든 연습을 위해 배트를 쥐고 다녔다”고 말했다. 테임즈는 그렇게 기본 훈련을 통해 한국 무대에 적응해 나갔다.

 강 씨는 “테임즈가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게 되면서 조급함이 없어지고 투수를 상대하는 방법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갈증을 느꼈던 타석에 설 기회를 ‘믿음의 야구’로 유명한 NC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충분히 보장받으며 타격 기술은 물론이고 잃었던 자신감까지 회복하게 된 것이었다.

 “올해 올스타전 때 팬들을 만나겠다며 직접 관중석으로 찾아갔을 정도로 팬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했다”는 강 씨의 말처럼 마이너리그에서 느끼지 못했던 팬들의 관심도 테임즈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됐다.

 한편 테임즈가 밀워키와 맺은 계약조건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됐고 3년 보장금액 1600만 달러에 계약을 1년 연장하면 최대 245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밀워키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 출신인 1루수 크리스 카터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게 테임즈에게는 가장 만족스러운 조건이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nc다이노스#테임즈#밀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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