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얼짱 고예림에서 에이스 고예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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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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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고예림. 스포츠동아DB
도로공사 고예림. 스포츠동아DB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요즘 잘 웃는다. 좋아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다. 화를 낸다고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응하는 초탈에 가깝다. 부임 첫해인 ‘2016~2017시즌 V리그’ 여자부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이 나올 줄 알았다. 프리에이전트(FA) 센터 배유나를 영입해 높이를 보강했고, 라이트 문정원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시크라의 부상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악재가 돌출했다. 도로공사는 부랴부랴 대체선수로 브라이언을 영입했는데 공격, 블로킹, 서브 등에 걸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김 감독이 따로 개인면담까지 해 “편하게 하라”고 다독였지만 갑자기 실력이 좋아질 순 없는 노릇이다. 오죽하면 하혜진으로 교체해 토종선수로만 뛸 때도 있다.

수심이 가득한 도로공사에서 김 감독이 진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희망적 요소는 레프트 고예림(22)의 성장이다. 원래 수비형 레프트였는데 10일 현대건설전부터 공격형 레프트 브라이언과 포지션을 맞바꿨다. 이제 공격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생겼다는 김 감독의 기대가 섞인 변화였다.

도로공사 고예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도로공사 고예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실제 14일까지 도로공사가 치른 6경기(2승4패)에서 고예림의 공격성공률은 40%(41.41%)를 상회했다. 2013~2014시즌 프로 데뷔 이래 30% 전후 수준이던 공격성공률이 확 올라갔다. 2015~2016시즌에 26경기에서 101득점을 올렸는데, 올 시즌은 이미 6경기에서 59득점을 기록했다. 15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백어택까지 보여줬다. 도로공사의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것이다.

원래 고예림은 수비가 장점인 선수다. 아직은 파괴력이 떨어지지만 더 향상될 여지는 충분하다. 도로공사가 될 듯 될 듯 안 되는 이유도 바로 브라이언이 기대를 밑돌며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예림은 예쁘장한 외모로 ‘얼짱’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 실력으로써 도로공사를 받치는 에이스로 성장해야 될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세터 이효희, 센터 정대영 등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고예림의 성장이 절실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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