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우즈벡전 앞둔 ‘위기의 슈틸리케호’,…‘지한파’ 묶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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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 경기 최초로 전세기를 동원했다. 한국전에서 승리하면 거액의 포상금도 줄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44위)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13일 입국한 우즈베키스탄(48위) 축구 대표팀의 분위기는 비장했다.

1991년 독립한 우즈베키스탄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월드컵에 도전했지만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한국에 발목을 잡혔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은 우즈베키스탄에게는 악몽이었다. 2013년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자책골로 0-1로 졌다. 당시 경기 전까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승점(11점)이 같았지만 이날 패배로 한국과의 승점 차가 3점으로 벌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6월 6일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 날 곧바로 한국에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기상 악화와 항공권 문제가 겹치는 바람에 러시아를 거쳐 경기 이틀 전인 9일 입국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당시 패배가 오랜 비행으로 선수들이 지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2130달러로 한국(2만 7512달러)의 13분의 1정도인 우즈베키스탄이 이번 서울 원정길에 비용이 많이 드는 전세기를 이용한 것은 3년 전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자국에서 완벽하게 준비를 했고 한국에서는 잔디 적응 훈련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3무 1패로 앞서 있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마지막으로 패한 것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준결승이었다. 특히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렀던 잠실종합운동장을 포함해 서울에서 열린 4차례 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3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월드컵 최종예선 A조 순위에서부터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3승 1패)이 3위 한국(승점 7·2승 1무 1패)을 앞서고 있다. 한국이 지면 승점 차는 5점으로 벌어져 남은 경기에서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15경기에서 13승 2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지한파들이 있다는 점도 한국을 껄끄럽게 한다. K리그에서 5시즌을 뛴 세르베르 제파로프(34)는 2008년과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정상급 미드필더로 앞서 치른 4차례 최종 예선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팀을 조율했다. 2011년 수원에서 뛰었던 공격수 알렉산드르 게인리히(32)도 2011년 아시안컵 3, 4위 결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2골을 터뜨렸던 선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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