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해커, 3번째 가을에 입증한 에이스 본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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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에릭 해커는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다. 그러나 유독 가을야구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까지 3전3패. 4번째 도전에서도 승리는 없었지만 불운을 떨쳐낼 가능성을 보였다.

해커는 한국에 온 뒤로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창단 첫 해였던 2013년 4승11패 방어율 3.63에 그쳤지만, 불운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 통하는 모습을 보여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4년 8승8패 방어율 4.01로 여전히 10승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NC는 계속 해커와 함께 갔다.

지난해 해커는 19승5패 방어율 3.13으로 ‘특급 에이스’의 반열에 올라섰다. 드디어 자신의 진가를 뽐낸 셈이었다. 그렇게 NC의 역사와 함께 한 그는 올해 부상으로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웠음에도 13승3패 방어율 3.45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웃을 수 없었다. 2014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2차전 선발로 나서 3.1이닝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에선 에이스로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으나 4이닝 4실점 패배, 4차전에서도 5.1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두 차례 모두 맞대결을 펼친 상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1차전 완봉승에 이어 4차전 7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해커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한 포스트시즌이었다.

2년간 3전3패. 그러나 4번째 도전은 달랐다. 비록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0-2로 끌려가며 패전 위기에 놓였지만, 9회말 뒤늦게 깨어난 타자들이 패전의 위기에서 구출해냈다. 해커는 충분히 잘 던졌다. 6회초 2사 후 LG 이천웅에게 첫 안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갈 정도였다.

7회와 8회 맞은 안타는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7회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8회 선두타자 정상호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2개의 타구 모두 좌측 폴 안쪽으로 살짝 들어갔다. 특히 히메네스의 타구는 바람의 도움으로 폴 왼쪽으로 비켜나가지 않았다.

7이닝 3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그동안 페넌트레이스에 믿을 수 있었던 선발투수였지만, ‘빅게임 피처’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던 그가 드디어 가을야구에도 우뚝 설 수 있는 에이스임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비록 승리는 없었지만, 그의 호투가 공룡군단을 깨웠다. 다음 등판에선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까.

마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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