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양상문 감독 믿음에 보답한 LG 김용의의 끝내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5시 30분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만루 LG 김용의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만루 LG 김용의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용의는 우리 팀이 후반기 4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동력이 돼줬다.”

LG 양상문 감독은 10일 KIA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앞두고 김용의에 대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실제 김용의는 올해 팀의 최대고민이었던 리드오프 문제를 풀어준 타자였다. 전반기에는 임훈 등에 밀려 기회를 많이 부여받지 못했지만 후반기 팀에 합류해 1번타자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1번타자는 임무가 막중하다. 선봉에 서서 경기초반 흐름을 잡아줘야 한다. 첫 타석에서는 공을 최대한 보면서 상대투수의 컨디션을 팀 동료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사실 김용의는 시즌 초반 좋지 못했다. 4월 한 달간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전반기 성적도 49경기에서 타율 0.297, 22득점, 8타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후반기 1군으로 돌아온 그는 달라져 있었다. 놀라온 콘택트능력을 자랑하며 필드를 휘젓고 다녔다. 후반기 55경기에서 타율 0.324, 39득점, 11타점을 올리며 개인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생애 첫 100안타(98안타)에도 도전했다.

양 감독은 10일 KIA와의 WC 1차전 리드오프로 김용의를 선택했다. 고민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김용의가 시즌 막바지 3경기에서 무안타로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김)용의가 개인 첫 100안타 기록이 걸려 있다보니 욕심이 들어간 것 같다. (김)용의가 가지고 있는 콘택트능력은 빼어나다. 욕심 부리지 않고 후반기 보여줬던 모습처럼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러주면 우리가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과의 바람과 달리 정규시즌 좋지 않았던 흐름은 WC 1차전에도 이어졌다. 김용의는 KIA 선발이었던 헥터 노에시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2타수 1삼진 무안타에 그쳤다. 결국 6회 문선재로 교체됐다. WC 2차전에서는 선발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벤치에서 절치부심하던 김용의에게 기회는 8회 박용택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대주자로 투입되면서 돌아왔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운명의 9회말 귀중한 타석이 돌아왔다. 정상호의 안타, 손주인의 고의4구로 무사 1·2루가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 문선재가 번트실패를 하며 찬물을 끼얹는 듯 했지만 대타 서상우가 바뀐 투수 지크 스프루일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1사 만루가 됐다. 이때 김용의가 등장했다. 그는 지크의 공 하나를 지켜보더니 두 번째 들어온 시속 136㎞짜리 포크볼을 통타해 좌중간 깊은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중견수 김호령이 전력 질주해 가까스로 잡아냈지만 3루주자 황목치승이 홈으로 들어오는데 문제는 없었다. 김용의의 역대 포스트시즌 3번째 끝내기 희생플라이 덕분에 LG는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LG 김용의.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김용의.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LG 김용의=오늘 경기 전에 양석환, 채은성에게 “단기전은 배짱싸움”이라는 말을 했다. 주눅 들지 말고 자신 있게 치라고 선배로서 조언을 했는데 정작 내가 (끝내기 상황에서) 소극적이면 후배들 볼 낯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빠르게 승부를 했고 마침 높은 공이 들어와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 정규시즌에는 KIA전에 좋지 못했지만 계속 안 좋았으니까 한 번은 나오지 않겠냐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양상문) 감독님이 자신 있게 치라고 하더라. 나도 긴장은 됐지만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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