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KIA 헥터의 진가, 특별한 생애 첫 PS 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5시 30분


KIA 헥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7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1자책점)의 호투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헥터는 데일리 MVP로 선정돼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받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헥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7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1자책점)의 호투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헥터는 데일리 MVP로 선정돼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받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5위 KIA가 ‘1패=탈락’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헥터 노에시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을 때,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있었다. LG와 상대전적에서 앞선 양현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LG전 6경기서 2승2패 방어율 2.41, 헥터는 4경기서 1승2패 방어율 4.15를 기록했다.

그러나 KIA 코칭스태프가 확신을 가진 부분이 있었다. 최근 구위 면에선 헥터가 양현종보다 앞서고 있었다. 더군다나 일찌감치 LG가 1차전 선발로 내정한 데이비드 허프에게 9월 들어 두 차례나 패배할 때마다 에이스 양현종을 냈다 패배한 전례가 있었다.

헥터는 이름값 면에서 허프에 밀릴 게 없는 투수다. 2명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선발투수로 뛴 경험이 있다. 게다가 헥터는 올 시즌 최다 206.2이닝을 던진 KBO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다. 데뷔 첫 시즌부터 15승5패 방어율 3.40으로 최고의 외인으로 자리매김했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헥터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LG 타자들은 1회말부터 헥터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작정하고 나섰다. 김용의와 박용택, 채은성이 끈질긴 파울 커트 끝에 나란히 8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헥터는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위기를 허용했으나, 외야 뜬공과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1회부터 투구수는 30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헥터는 곧바로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매력을 선보였다. 사실 그가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데 바탕이 된 건 ‘투구수 관리’였다. 투구수가 많아졌어도 다른 이닝에 맞혀 잡는 투구를 통해 전체 개수를 줄이곤 했다.

KIA 헥터.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KIA 헥터.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헥터는 2회, 단 8개의 공을 던졌다. 1사 후 정성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유강남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요리했다. 2-0으로 리드를 잡은 4회에도 1사 1루서 채은성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타자가 치기 좋은 코스에 공을 던져 범타를 유도하는 헥터 특유의 피칭이 빛났다.

7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진 헥터는 완투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4-0으로 앞선 8회 오지환에게 초구에 2루타를 허용한 뒤, 이병규를 초구에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나 싶었지만 유격수 김선빈이 놓치고 말았다. 유강남에게 4구만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하자, KIA 벤치는 교체를 지시했다.

헥터는 마운드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불펜진은 1점을 더 내줬지만, 4-2 승리를 지켜냈다. 헥터는 7.2이닝 5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하며 1차전 MVP를 수상했다.

김기태 감독은 승리 후 가장 먼저 헥터와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헥터는 “오늘 지면 시즌이 끝난다는 걸 알아 최선을 다해서 던졌다. 날씨가 추워 1회 적응이 안됐는데 2회부터 낮게 코너로 제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뉴욕 양키스 시절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엔트리에 빠진 적이 있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굉장히 기쁘다. 경기장 분위기도 정말 뜨거워 자극이 됐다”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경험을 승리로 장식한 데 대해 감격해 했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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