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미래, 2016 가을야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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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3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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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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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첫해인 2015시즌 6위(68승76패)를 기록했다. 2008시즌부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혹자는 “만년 꼴찌팀이 가능성을 보인 시즌”이라고 평가했지만, 무분별한 투수운용과 선수들의 피로감을 고려하면 이는 치료제가 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화 선수들이 느낀 좌절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한화에 몸담았던 한 선수는 “처음에는 ‘정말 힘들게 훈련했는데, 어떻게든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매 경기 결승전처럼 임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만약 가을야구를 경험했다면 지금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화는 29일까지 52승61패3무(승률 0.460)로 7위다. 5위 LG(56승69패1무)와는 3경기차, 4위 KIA(57승59패1무)와는 3.5경기차다. 잔여경기는 SK, KIA와 각각 3경기, LG와 2경기다.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기 위해선 이 8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여기에 상대전적 2승10패로 절대 열세인 두산과 4경기가 남은 것은 분명 부담스럽다.

개막 이후 5월까지 16승31패1무(승률 0.340)로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것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6월 이후 36승30패2무(승률 0.545)로 선전했기에 초반 부진이 더욱 아쉽다. 8월까지 5위를 유지하다가 9월부터 급전직하한 지난해와 다른 행보다.

문제는 극도로 지쳐있는 선수들이다. 혹사는 김 감독의 야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SK 감독 시절(2007~2011년 8월)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당시에는 팀이 항상 상위권을 유지한 덕분에 비난 여론이 적었다. 최근 2년간 팀이 부진하니 논란은 커지고, 부상자가 더 부각됐다. 이는 김 감독이 공개하기 전까지 선수의 부상 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가선 안 되는 구단의 특수성과도 맞물려 있다. 김 감독은 최근 김민우의 어깨 부상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을 두고도 크게 화를 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부상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 와중에도 한화 선수들은 가을야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을야구는 구단과 선수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화가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내년에도 김 감독 체제가 유지될 경우 미래마저 불투명하다. 2년간 팀을 위해 희생했지만, 아무 성과가 없다면 동기부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김성근 감독이 와도 안 되는 팀’이라고 하기에는 최근 2년간 지친 선수들이 너무나 많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2017시즌)까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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