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정, 주선보류 복귀선수 주목

권현기·정재훈·반혜진 등 다크호스

스타는 2번 죽는다. 첫 번째는 팬들이 더 이상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때다. 또 한 번은 자연으로 돌아갈 때다. 7월20∼21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경정에서 한 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경정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주선보류로 전반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들이 절치부심하고 있다. 아직은 팬들에게서 잊혀지기 싫다고 외치는 이들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미사리 경정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가운데 1기 베테랑 권현기(45)가 발군의 활약으로 팬들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후반기 복귀하자마자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5, 26회차에 출전한 네 번의 경기에서 모두 입상에 성공(우승 1회, 준우승 3회)하며 연대율 100%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평균 스타트 0.10초라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귀 이후 매 경기마다 엄청난 스타트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4기 정재훈(41)도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6년 쿠리하라배 준우승, 2007년 스포츠조선배 준우승, 2009년 이사장배 우승으로 한때 어선규, 구현구와 더불어 4기 강자로 손꼽혔지만 장기 제재와 잦은 플라잉으로 인한 공백으로 성적이 떨어지자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후반기 복귀이후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하며 예전 기량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된다.

10기 반혜진(29)의 복귀이후 활약도 기대 이상이다.

최근 출전한 네 차례의 경기에서 우승은 없지만 준우승을 3회 기록했다. 후착권 고배당 복병으로 좋은 활약이다. 쌍승식 101.5배가 나온 25회차 수요 7경주와 쌍승식 262.8배 초대박이 터진 26회차 수요 10경주에서 모두 반혜진이 2착을 차지했다. 고배당을 선호하는 팬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선수다. 스타트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신형 모터, 보트에 잘 적응하면서 기대 이상으로 안정감 있는 선회력을 발휘하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 외에도 다소 기복은 있지만 강한 승부욕의 전정환, 한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주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한 황이태도 앞으로 강자들을 위협할 복병급 선수로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경정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주선 보류를 받고 하반기 복귀하는 선수들이 경주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집중력만큼은 당분간 기존 선수들 보다 앞설 것으로 보인다. 복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경주를 분석하는 것도 좋은 베팅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