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 Clean] KPGA, 매년 2~3차례 예방 교육…‘검은 유혹’ 사전 차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4일 05시 45분


불법중계 방지 신고 주제로 동영상 배포
KLPGA는 클린센터 운영하며 예방·감시

재미로 시작한 아마추어들의 ‘내기 골프’
점점 판이 커지며 억대 내기로 번지기도

불법 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이 스포츠스타들을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 해마다 그 규모도 크게 증가하면서 검은 유혹의 덫에 걸리는 스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골프는 불법 스포츠도박, 승부조작과 거리가 먼 ‘청정지대’다. 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 교육을 통해 근절에도 앞장서고 있다. 단 한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을 수 있기에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으로 사전 차단

지난해 7월, 미국 프로 스포츠계를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다. PGA 투어의 톱스타 필 미켈슨이 불법 스포츠도박에 자금을 공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줬다. 조사 결과 미켈슨이 직접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했다는 정황은 없었다. 하지만 이 일로 골프와 골프선수들도 언제든 검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아직까지 국내 프로골프는 불법 스포츠도박, 승부조작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언제든 검은 유혹에 빠질 수 있기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사전 예방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불법 스포츠도박 차단과 근절, 예방에 적극적이다. 올해부터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 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타 스포츠 종목의 경우 불법 스포츠도박이 사설 중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법 중계 방지 신고’를 주제로 약 1분짜리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선수와 팬들이 불법 스포츠도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홍보하고 있다.

전문가를 초빙한 사전 교육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연간 2∼3차례 정기 교육을 실시하면서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도박 또는 승부조작에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다.

정의철 KPGA 과장은 “불법 스포츠도박,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선수는 물론 경기위원과 협회 직원 등을 대상으로 매년 2∼3차례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기교육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고 있다. 또한 선수들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지난해부터 ‘클린센터’를 운영하며 불법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예방과 감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수와 협회, 스폰서가 힘을 합쳐 부정행위를 근절함으로써 건전한 스포츠문화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클린센터에서는 승부조작 관련 제의와 가담, 불법 스포츠 베팅 참여, 금품 요구, 청탁, 협박, 폭행 행위 및 기타 관련 정보를 접수받고 있다. 신고자의 신분을 비밀로 보장해 신고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신입 회원 및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불법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관한 교육도 계속하고 있다. 김남진 KLPGA 사무국장은 “해마다 두 차례씩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과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협회에서는 신입회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스포츠도박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강화된 교육을 실시하며 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들이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에 빠져들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아마추어 골퍼들 내기 골프 자제해야

주말골퍼들 사이에서도 내기 골프가 이뤄진다. 적당한 재미를 위해 1000∼2000원 정도의 내기는 웃고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도박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간혹 내기 골프에 빠져 수억원을 탕진하는 골퍼들의 뉴스가 나오기도 한다. 2014년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향정신성 의약품이 들어간 음료수를 먹여 내기 골프 등 도박판을 벌여온 일당을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스크린골프장 등을 돌아다니며 골프와 카드 게임 등을 하면서 10억5000만원을 속여 빼앗았다.

2013년에는 인천에서 내기 골프 상대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로 30대 남자가 쇠고랑을 찼고, 2009년에는 억대의 내기 골프를 일삼은 40대 남성 등 3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억대의 내기 골프는 처음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가 점점 판이 커지게 된다. 돈을 잃어주다가 차츰 판돈을 높여 돈을 뜯어내는 등 지능적인 수법으로 번지기도 한다. 2009년 억대의 내기 골프를 하다 검거된 일당은 “처음에는 저녁식사 내기를 하다가 더 큰 재미를 위해 돈을 걸고 골프를 치게 됐다”고 말했다.

여러 개의 식당을 운영하며 잘 나가는 사업가 A씨는 내기 골프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그는 “한때 내기 골프에 푹 빠져 살았다. 중독성이 심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다. 사업이 망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게 됐다. 별 것 아니라고 시작했던 내기 골프가 인생을 앗아갈 줄은 몰랐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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