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홍성갑 “단순하게, 후회없이 가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일 05시 45분


넥센 홍성갑. 스포츠동아DB
넥센 홍성갑. 스포츠동아DB
■ 넥센 대타 홍성갑이 사는 법

지난 한화전 정우람 상대 2루타
“나도 할 수 있다” 외치며 출루
심재학 코치 “긴장 즐기는 선수”

넥센 외야수 홍성갑(24·사진)의 역할은 대타요원이다. 장래가 촉망되는 타자지만, 지금은 한 경기에 한타석, 많으면 두 타석에 들어가는 게 전부다. 선발출전하는 타자들은 첫 타석에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또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나 대타요원에게는 많은 기회가 오지 않는다. 단 한 번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기약이 없다. 언젠가 찾아올 한 타석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경기 내내 집중한다. 그것이 대타로 살아남는 방법이다.

홍성갑은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1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46순위로 넥센에 지명됐으나, 2군에만 머물렀다.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절치부심했고, 2014년 육성선수로 넥센에 복귀했다. 그해 8월 정식선수가 돼 꿈에 그리던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데뷔전에서도 그의 역할은 대타였다. 8월2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2사 1·3루에서 김하성 타석에 대타로 나섰고, 신승현을 상대로 중전적시타를 때렸다. 홍성갑이 프로 선수로 힘찬 첫발을 내디딘 시점이다.

홍성갑은 지난달 25일 고척 한화전에서 9회초 정우람을 상대로 동점적시타를 터트렸는데, 타격 후 1루로 질주하며 “나도 할 수 있다”고 외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홍성갑의 절실함이 드러난 장면이라 큰 화제가 됐다.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은 “(홍)성갑이가 20일짜리 안타를 쳤다”며 웃었다. ‘결정적 안타’가 홍성갑에게는 ‘생명연장타’였다.

● 단 한 타석에 집중, 히팅포인트 앞으로!

염 감독은 “캠프 때부터 성갑이를 대타 카드로 생각했다”며 “단 한 타석, 공 하나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타격도 실전처럼 한다. 충분한 연습이 돼야 실전에서 확률이 높아지고, 선발로 나갈 때도 도움이 된다. 성갑이와 (허)정협이가 그런 케이스다”고 말했다. 넥센 심재학 타격코치는 “대타요원들에게는 멘탈을 강조한다. 빠른 승부를 해야 하고, 한 포인트 앞에 두고 타격해야 한다. 연습 때도 공 5개를 치면 5타석에 들어선다고 생각하고 스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하게, 후회 없이 쳐라!

긴장감을 즐기는 자세는 홍성갑의 또 다른 장점이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했다. 심 코치도 “홍성갑은 긴장하지 않고, 상황을 즐기는 선수다. 좋은 스윙을 갖고 있고,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홍성갑은 벤치에서도 상대 투수의 구종을 살피며 대처법을 연구한다. 기회가 찾아오면 ‘후회 없는 스윙’을 가슴에 새기고 스파이크 끈을 조여맨다. 홍성갑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연습 때 했던 것을 본능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자신 있게 스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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