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태환… 막판 50m 광속 스퍼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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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수영 男자유형 1500m 1위
마지막 50m 26초93 혼신의 역영… 400m 시즌 세계 1위보다 빨라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 가볍게 통과… 女평영 200m 백수연 리우행 티켓

박태환이 25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마지막 50m에서 스퍼트를 낸 박태환은 15분10초95로 1위를 차지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박태환이 25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마지막 50m에서 스퍼트를 낸 박태환은 15분10초95로 1위를 차지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9∼30초대로 가다가 분명 마지막 50m를 26초대로 갈 겁니다. 두고 보세요.”

25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벌어진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를 앞두고 박태환(27)을 지도한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의 복귀 첫 레이스 전략을 귀띔해 주며 자신만만했다. 박태환에게 복귀 첫 경기로 1500m 장거리가 잡힌 건 부담스러운 일정이었다. 좋은 기록을 내려고 초반부터 무리하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서두르지 않았다. 경기에 앞서 노 감독이 말한 전략대로 후반부 승부를 노렸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1500m 일반부 결승에서 막판 50m에서 스퍼트를 내며 15분 10초 95로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기록 14분 47초 38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국제수영연맹(FINA) A기준 기록(15분 14초 77)을 넘어섰다. 2위 박석현(전주시청)의 기록(15분 25초 77)보다 크게 앞섰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노래를 들으며 7번 레인에서 순서를 기다린 박태환의 초반 50m 기록은 29초에서 31초 사이를 오갔다. 초반부터 속도를 낸 백승호(국군체육부대)가 박태환을 제치고 1위로 내달렸지만 550m 지점부터 백승호를 앞지른 박태환은 1450m 지점까지 50m를 30∼31초대로 유지하며 힘을 남겨 놓았다. 마지막 50m를 남겨 놓고 턴을 한 박태환의 기록은 14분 44초 02. A기준 기준을 통과하려면 30초 75 안에 결승점을 통과해야만 했다.

레이스 중반부터 박태환을 큰 소리로 독려하던 노 감독은 마지막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박태환은 마지막 50m를 26초93으로 내달리며 팬과 수영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노 감독은 “연습을 지금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1450m를 달리고 막판 강하게 스퍼트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맥 호턴(호주·올 시즌 남자 400m 기록 1위·3분 41초 65)이 400m에서 마지막 50m의 기록이 27초대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마무리”라고 감탄했다. 노 감독은 “사실 1500m를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태환이가 뛰고자 하는 의지가 너무 강했다”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박태환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 박태환 팬클럽의 중국인 회원 100여 명도 수영장을 찾았다. 이들은 박태환의 경기 내내 “박태환! 자유(加油·힘내)”를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박태환은 만족스러운 기록을 낸 뒤 웃음기 띤 얼굴로 팬들에게 손을 흔든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박태환은 26일 대회 이틀째 자유형 200m에 출전한다.

한편 백수연(25·광주광역시체육회)도 여자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 26초 25를 기록하며 A기준 기록(2분 26초 94)을 넘었다.

광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태환#동아수영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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