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롯데 손아섭 “독한 야구 하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0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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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144경기 전 경기 출장’ 기록 도전
포스팅 실패, 열심히 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
강정호 형처럼…나도 인정받는 선수 될 것


롯데 외야수 손아섭(28·사진)에게 지난 겨울은 유독 추웠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무응찰’이라는 설움을 맛봤다. 옆구리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손아섭은 두문불출하며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8일 울산 SK전에서 대타로 한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을 9일 경기에 앞서 만났다.

포스팅 실패는 상처 아닌 ‘좋은 자극제’

손아섭이 실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이후 처음이었다. 그는 “오랜만에 경기에 나가서 재미있었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을 해야 행복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동안 두문불출한 것에 대해선 “실패에 대해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결과에 대해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맞다. 또 나는 롯데 소속인데, 나 한 명 때문에 팀이 시끄러워지는 것도 싫었다”고 답했다.

포스팅에 응찰한 팀이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손아섭은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는 허무했다. 그래도 상처가 되진 않았다. 그 이후에는 ‘내가 많이 부족했다’, ‘누구에게도 인정받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상처보다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 그는 “내게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고, 열심히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독한 야구와 전 경기 출장 목표

손아섭의 올해 콘셉트는 ‘까다로운 선수’다. 스스로 인정받겠다는 목표 아래 “타석이든 누상이든 까다로운 선수가 되고 싶다. 상대 투수가 혀를 내두를 수 있도록, 또 주자로 나가서는 상대 투수나 내야수이 긴장할 수 있는 ‘독한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래 손아섭은 근성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포스팅 실패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수치적으로 세운 목표도 있다. 바로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이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의 전 경기 출장기록은 단 1시즌(2013년 128경기)에 불과하다. 그는 “애착은 있었지만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다쳐보니 경기에 나가는 게 행복하다는 걸 알았다. 또 144경기를 뛴다면 나머지 성적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 경기 출장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손아섭은 “장타력보다는 강한 체력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몸 관리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롤 모델은 빅리거 강정호,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겠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손아섭의 롤 모델은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타자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강정호(29·피츠버그)다. 손아섭은 “포지션이나 야구 스타일은 다르지만, 요즘 들어 (강)정호 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고 있다. 발전할 수 있게끔 조언도 많이 해주는 등 나한테 자극을 많이 주는데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웃었다.

올해와 내년, 2년을 정상적으로 뛰면 손아섭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꿀 수도 있다. 그는 “지금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2년 동안 KBO리그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게 먼저”라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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