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자랑인 윤길현(33), 정대현(38), 손승락(34)의 불펜 삼각편대가 처음으로 동시에 가동됐다. 27일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에서 벌어진 지바롯데 2군과의 평가전에서 윤길현이 7회, 정대현이 8회, 손승락이 9회를 각각 맡았다. 같은 팀 유니폼을 입은 이 세 투수의 실전 출격은 처음이었다. 3명 모두 무실점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롯데는 0-4로 패했지만 조원우 감독은 “불펜투수들은 잘 던져줬다”는 말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있지만 천천히 끌어올리면 될 상황이라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 셋이 합쳐 ‘196홀드-311세이브’의 위엄
윤길현은 1이닝을 6구로 끝냈다. 경기 직후 만난 윤길현은 “수비가 좋아서 많이 던지지 못했다. 90% 정도 올라왔다”며 밝게 웃었다. 정대현(1볼넷 1탈삼진)과 손승락(1안타) 역시 안정감을 보여줬다. 우완 정통파인 윤길현과 손승락 사이에 잠수함 정대현이 투입됐다. 실제로 조 감독도 정대현의 투입시기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정대현은 통산 106세이브-113홀드를 기록한 관록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프리에이전트(FA) 60억원짜리 마무리 손승락은 통산 177세이브(5홀드)를 올렸다. 여기에 38억원에 영입된 또 다른 FA 윤길현도 28세이브-78홀드를 기록한 전천후 셋업맨이다.
롯데는 지난해 불펜의 축이었던 홍성민이 부상을 당해 5월 이후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이들 베테랑 3총사의 몫이 개막 직후부터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컨디션도 좋고, FA 대형계약을 했거나(손승락·윤길현) 앞두고(정대현) 있기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지난해 팀 최다세이브가 19개(개인 최다는 심수창의 5세이브)였던 롯데에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 더 이상 ‘롯데 시네마’는 없다!
이날 평가전에서 또 하나의 소득은 2년차 좌완 차재용(20)의 발견이다. 조 감독이 지난해 11월 대만 마무리캠프부터 데리고 다닐 정도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 이날도 2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강영식, 이명우 등 베테랑들과 함께 좌완 불펜으로 쓸 만한 자원의 등장이다. 여기에 영건 이성민과 베테랑 김성배도 있다. 홍성민까지 돌아오면 롯데 불펜진은 완성된다. 이런 불펜진이 있으면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송승준∼박세웅∼고원준으로 구성될 것이 유력한 선발진에게도 ‘5이닝만 전력투구하자’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길 수 있다. ‘계산이 서는’ 롯데 야구를 기대해볼 만하다.